루비니 “구제금융 최악 선택”
NYT “위기극복은 환상일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2차 구제금융 지원으로 그리스가 국가부도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내우외환이 끊이지 않으면서 험로가 이어지고 있다.
구제금융 승인에도 불구하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했고, 그리스 사태 전이를 막기 위한 방화벽 구축 문제를 놓고 국제통화기금(IMF)과 독일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은 단지 재앙의 시기를 늦출 뿐이라는 지적과 함께 “최악의 선택”이라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그리스 내부에서는 구제금융의 조건인 긴축정책 이행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방화벽 구축 문제와 관련,스테펜 독일 정부 대변인은 “영구적인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규모를 증액할 필요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그리스 지원의 또 다른 축인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ESM 등 유럽구제기금을 먼저 증액하지 않으면 IMF가 유로존을 지원하기는 어렵다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위기 해소를 위한 IMF 자금 제공 여부와 규모에 관한 결정은 3월 중순 IMF 이사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EU 측에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가 부채 축소를 위한 서약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각자의 숙제를 잘해야 유럽 통합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그리스를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금융위기 및 국가부도 전문가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비관적 전망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근 이뤄진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합의는 환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리스가 무질서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는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단지 재앙의 시기가 뒤로 미뤄진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이날 “그리스를 2차 구제하면서 긴축과 구조 개혁을 강요한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그리스가 요구하는 것은 성장과 경쟁력 회복인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실질적 방안은 유로를 포기하고 옛 통화인 드라크마로 돌아가 통화 가치를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