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졸업식에 참여하지 않는 대학 졸업생들이 늘고 있다.
지난 8일 한 취업 포털 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월 대학 졸업예정자 405명을 대상으로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느냐’고 묻자 이중 60%가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응답했다. 졸업생 절반 이상이 졸업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것.
참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취업을 못해서(39.2%)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아서(32.1%) ▷당일 면접이 있어서(14.4%) ▷귀찮아서(10.3%) ▷취업준비를 해야 해서(8.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졸업식 날까지 취업에 실패하면서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나눠야 할 본래의 졸업식의 의미는 퇴색된지 오래다. 오히려 죄송스러움과 좌절감을 배가시키는 달갑지 않는 날로 전락해버렸다.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하는 K대 경영학과를 졸업하는 이모(27)씨는 “동기들 중에서도 대부분 취업을 한 친구들만이 졸업식에 참석할 것”이라면서 “아직 취업을 못해 좀 주눅이 들것 같다. 차라리 졸업식 다음날 있을 면접 준비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부 학교들에서는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졸업생들이나 졸업생 가족들을 위해 현장에 오지 않고도 학위 수여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인터넷으로 현장 중계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불확실한 취업 전망으로 졸업식 대신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많다. 4학기 1학기를 마치고 소위 ‘스펙’쌓기에 나서는가 하면 9학기를 신청해 졸업자가 아닌 학생의 신분을 유지하려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9학기를 신청한 K여대 강모(25ㆍ여)씨는 “취업할때 업체들이 ‘졸업자’보단 ‘졸예자’(졸업예정자)를 선호한다는 소릴 듣고 조금학생신분을 유지하려고 9학기를 신청했다”면서 “학점당 등록금도 만만치 않지만 취업에 필요한 교양과목을 중심으로 수업을 들어가면서 취업 준비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혜진기자/hhj6386@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