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인들이 해마다 선물을 사는 데 지출하는 돈이 8000억위안(142조400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선물은 대부분 뇌물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31일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은 중국선물산업연구원 조사를 인용, 개인들의 연간 선물수요가 5055억위안, 단체의 연간 선물수요가 2629억위안으로 둘을 합치면 7684억위안에 달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토대로 선물시장 규모를 대략 8000억위안 정도로 추산한다.
초대형 규모의 선물경제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관시(關係)문화와 부정부패가 이 시장을 엄청나게 키우고 있다.
중국인이 자주 쓰는 한자성어에 ‘예상왕래’(禮尙往來·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어야 한다)가 있다. 받은 것이 있는데 주는 것이 없으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단순한 호의의 선물문화가 이제는 대가와 보상을 바라는 뇌물문화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개혁·개방 이후 발전한 것은 자본주의 경제가 아니라 뇌물 경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부패에 연루돼 낙마한 중국의 관료들은 예외없이 외제 고급시계 등 사치품이 수두룩하다.
저장(浙江)성 린안(臨安)에서 사업을 하는 랑화둥(郞華東)은 거의 매달 베이징에 온다. 베이징에서 예술품 경매가 자주 열리기 때문이다.
그는 경매에 들어가기 전에 두가지를 생각한다. 하나는 수장가치가 있는 예술품인지, 두번째는 비지니스를 하면서 관계를 맺어야할 사람들이 어떤 예술품을 좋아하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랑화둥은 “선물을 주기 전에 반드시 ‘공부’가 필요하다”면서 “지난해 나는 선물을 사는데 100만위안을 썼다”고 말했다.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건축디자이너 왕(王)씨는 올 설 선물로 53도 짜리 마오타이(茅台) 53개 박스를 샀다. 병당 1500위안 가격으로 총 95만4000위안이 들었다. 그런데 그가 구매한 마오타이는 전부 가짜 술로 확인됐다.
선물도 유행을 타고 있다. ‘고객’들의 선호도가 변하면서 인기있는 선물품목도 바뀐다. 중국선물산업연구원의 장샤오펑(張小鵬) 원장은 “5년 전에는 부동산경기가 좋아 가전, 주방용품이 선물로 각광받았지만 지금은 아이패드, 전자북 같은 전자제품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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