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칼을 빼들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잇달아 강경한 발언과 행동을 내놓음에 따라 양국간 관계가 올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는 미국의 ‘무역집행부서’(Trade Enforcement Unit) 신설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 태도가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번 국정연설에서 중국을 5차례 언급했다면서 미국의 태도에 우려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론 커크 대표는 지난달 29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새로 신설되는 무역집행부서가 중국 같은 나라의 불공정 무역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국영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보조금이 무역 파트너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이에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 국회의사당에서 취임 후 세번째로 가진 국정 연설에서 무역파트너들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할 무역집행부서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미국의 노력은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전 세계적으로 산업용 재료로 널리 사용되는 보크사이트, 아연 등 광물 9종에 대해 중국이 적용하고 있는 수출세와 쿼터제를 철폐토록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조처에 맞서 대립전선을 형성해온 미국등 선진국들은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무역대표부의 론 커크 대표가 이번 결정에 대해 “놀랄 만한 승리”라며 환영성명을 내는 등 선진국들이 크게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제만보(法制晩報) 등 중국 매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실업문제 일부를 중국으로 돌리는 등 과거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예상에 맞게 창끝을 중국에 겨누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와관련, 미국의 노조연합과 민주당, 자유무역 옹호단체 등은 오는 14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자동차 부품분야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사례를 수집해 행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미 정부가 중국에 시정조치를 강력히 요구하라는 압박이다.
또한 미국은 시진핑 부주석과의 회동에서 관세·비관세 장벽의 완화 또는 철폐, 그리고 위안화 절상을 중국에 거듭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중국 때리기’로 해석할 수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미국 유권자의 거센 압력과 정서에 편승하는 선거전략이란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은 업계와 유권자에 대해 그가 중국에 대해 강경입장을 취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따라 올해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양국간 무역전쟁이 정점을 맞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미국은 대선이, 중국은 제5세대 지도부 등극이 예정돼 있어 서로 양보할 수 있는 형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분쟁의 이면에는 이같은 정치적 변수가 깔려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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