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0시, 서울 수서경찰서로 10대 청소년 스무여명이 쏟아져 들어왔다.

얼굴은 앳돼 보이지만 빨갛게 염색을 했거나 퍼마를 하는 등 외모가 튀어 보인다. 지난해 수서경찰서 관(官) 내에서 학교 폭력을 저질렀던 가해자 학생들이다.

이들은 서울 수서경찰서가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마련한 특별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것.

경찰은 학교 폭력 가해자들에게 특별교육 프로그램이 있다고 알렸고,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이번 교육에 참가했다.

교육에 참석한 단대 부고 2학년 O군은 “새사람이 되려고 왔다”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긴 했지만 교육을 듣기 위해 일찍부터 나서서 왔다”고 말했다.

왁자지껄 떠들던 아이들. 교육이 시작되자 사뭇 진지해졌다.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이 인사말을 시작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참을 줄 알고,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꼭 성공해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자 여러 명의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학생대표 Y(15)군의 반성문 낭독 시간이 이어졌다.

Y군은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후회스럽고 수치스럽습니다”라며 “제가 괴롭힌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앞으론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친구들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꼭 인정받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Y군의 낭독이 끝나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경찰이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는지에 대해 설명하자 앞을 응시하던 학생들은 눈을 아래로 내리며 착찹한 표정을 지었다.

학교폭력 가해자 20명 경찰서 교육 받은 뒤...“괴롭힌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학교폭력 가해자 20명 경찰서 교육 받은 뒤...“괴롭힌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PPT상영과 설명이 이어지자 아이들의 눈이 삽시간에 화면으로 집중됐다. 힘든 역경을 이기고 성공한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 우승자 폴 포츠의 사례를 보여주자 아이들의 얼굴에서도 희망이 묻어났다.

중학교 1학년 C(13)군은 “힘들게 살다가 성공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면서 “나도 꼭 바르게 살아서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Q&A) 시간에는 적극적으로 경찰들의 질문에 손을 들고 답하며 열의를 보였다.

경찰이 “주민등록증을 습득해서 소지하고 있으면 특수 절도 점유이탈물 횡령으로 1년이상 10년 이하 기간 동안 감옥에서 살아야 해. 범죄란 거지. 조심해야겠지?”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조심해야 된다!”고 합창했다. 학교폭력을 다룬 뉴스를 보여주자 아이들은 사뭇 심각한 표정을 하고 집중했다.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학생에 관한 뉴스를 보여주자 학생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후 아이들은 직업관에 대한 비전공유와 경찰서 선진시스템 112신고센터 견학, 자유토론시간을 가졌다.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주기 위해 학생들은 경찰서 내 유치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그 때까지 웃고 떠들던 학생들도 상당히 진지하게 경찰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O(17)군은 “평소 범죄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건데 설명을 들으니깐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자발적인 참여였던 만큼 참여학생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면서 “정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 hhj6386@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