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실용 추구-정서적으론 개혁·자유 중시
기회불균등에 강한 반감
SNS소통 중심세력으로
한손엔 IT, 한손엔 票로 무장
서울시장 선거서 파워 입증
총선·대선서 선거혁명 별러
‘불혹(不惑)의 나이에 접어든 F세대(1966~1974년생)는 근대화-민주화의 주력인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종종 듣는다. 민주화운동의 끝물인 1990년을 전후해 청년기를 보내고 서른 살 즈음 IMF를 맞아, 선배들과는 다른 좌표를 그릴 수밖에 없었던 F세대. 과연 그들은 ‘유약한 마흔 살’일까.
신율 명지대 교수는 “그들은 이념지향성이 적은 반면 실용 및 경제지향성이 강하다”고 했고,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개성과 자기성취욕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권리의식과 개성은 오히려 21세기 탈중심화된 세계에선 책임, 조직, 집단의 이름으로 억압당했던 개인적, 사회적 가치들을 발전시키고 개인과 집단, 다양성과 공동체를 화해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엔 실용을, 정서적으론 시민의 자유와 개혁을 강조하는 F세대는 권위와 비상식, 획일주의, 승자독식 구조에 반대하고 상생을 지향하는 ‘21세기형 리버테리언(Libertarian)’들이다. ▶관련기사 6·7면
서병기 문화평론가는 “개방성, 다원성이 특징인 F세대는 선배들의 엄숙, 집단, 획일주의를 벗어나 언더에서 오버로, 혁명에서 일상으로 관심을 돌렸다”며 “F세대가 지구촌 어디에도 먹히는 ‘한류’를 주도하고 SNS 소통의 중심세력이 된 것은 이 같은 강점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F세대가 짱돌을 버리고 초등학교 때부터 익숙한 키보드와 마우스(8비트PC~스마트패드)를 잡았다고 해서 약하다고 보면 오산이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까지 2NE1, 슈퍼주니어, 소녀시대에 열광토록 콘텐츠를 기획하면서도, 한편으론 서울과 분당 보궐선거에서 ‘IT민주주의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자유와 공존 의식이 빚은 F세대의 대표 상품들이다.
그들의 실용지향성과 다원성은 새로운 사회체제를 구축하는 데 ‘디테일(detail) 파워’로 연결될 것 같다. ‘1987년 체제’의 반독재 거대담론과 대비된다. 선배들은 큰 것 한 방 했지만, 미시적 대안을 팽개친 채 경쟁의 우위를 선점했기에 오늘날 양극화, 세대이기주의, 기회불균형, 불공정 풍토를 빚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F세대는 올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반란을 꿈꾼다. 기업의 중간간부인 이창섭(44) 씨는 “어린 세대로 내려갈수록 기회가 줄어드는 건 기성세대의 잘못”이라면서 “일자리와 교육은 공동체 유지의 기본이요, 국민의 권리이자, 위정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F세대 정치인인 이정희(43) 의원은 일한 만큼 공정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풍토, 복지의 확대, 퇴행을 초래하는 남북 긴장의 해소를 새로운 사회체제의 덕목으로 제시했고, 4년간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한 ‘줄세우기’ 때문에 초선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던 김동성(41) 의원은 “생활정치에 주력하면서 마음속에 고래 한 마리를 키우겠다”는 말로 F세대 정치인의 반란을 예고했다. 올해부터 ‘좌우 꼴통’은 가고, 합리적 보수, 성찰적 진보가 주축세력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F세대의 여망을 종합하면 ▷공정, 정의, 상식이 통하는 사회 ▷지속가능한 상생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생산적 복지의 확대 ▷탈이념과 평화 등이 변화의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IT기술을 활용한 소통은 F세대가 여망을 표출하고 분노하는 방식이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새 정치 담론의 형성은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치권의 선택은 낙선 아니면 F세대 여망을 수용하는 것 두 가지밖에 없을 듯하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m.com
▶F세대=베이비붐 세대보다 50여만명 많은 최다 인구층(Formidable members)이면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잊혀진(Forgotten) 세대’, 1966~1974년생 750만명을 지칭한다. 힘겨운 청년~중년기를 보내면서 ▷분노(Fire)의 내재 ▷신구세대의 가교(Fusion) ▷소셜미디어 장악(Facebook) 등의 특징을 갖고 있는 우리 사회 신주류. ‘1987년 체제’에 대응해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사회 전반의 변동을 몰고 올 공정, 상생의 ‘2013년 체제’ 주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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