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서방간 압박강도가 핑퐁식으로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 속도와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양상이다.
미국은 이란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석유 수입국들에 대해 이란산 원유에 의존하지 마라고 대놓고 압박하고 있다. 이란은 유럽연합(EU) 등 서방세계의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할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 격화와 여기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더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최근 몇 주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美ㆍ英 압박 강도 높여=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각국이 이란산 원유 의존도에 대해 검토해,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수입을 중단하기 위한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란이 다시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고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하려면 제재 강화는 중요하다”면서 “석유는 이란 정권에 생명줄이 되기 때문에 제재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영국도 이란에 대해 경제적 압력을 높여야만 핵무기 개발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AFP 통신도 이날 보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필립 하먼드 영국 국방장관은 초청 강연에서 “이란은 핵개발에 최대한 속도를 낼 것”이라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많을 경우에만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의 대응은 철저히 계산된 것으로, 우발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미군과 합동으로 대규모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란이 최근 석유운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근해에서 10일간 해상 훈련을 벌인 데 이어 열리는 이번 합동훈련은 ‘혹독한 도전(Austere Challenge) 12’로 명명됐다.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는 수주일 안에 훈련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 훈련이 사상 최대 규모의 양국 합동훈련이자 미사일 방어훈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걱정 않는” 이란 핵협상 재개 희망=이란은 5일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테헤란에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외무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란은 항상 적대행위에 대비해 왔다”면서 “모든 제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FP통신도 이란 관리들이 “이란산 석유에 대한 수요가 높아 EU의 석유 금수 조치가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란국영석유기업(NIOC) 국제업무 담당 국장도 “이란산 석유 금수 조치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왔다”고 이란 석유부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한편 이란은 지난해 1월 이후 중단된 서방과 핵협상 재개 의지를 재차 밝혔다. 살레히 장관은 터키를 최적의 협상장소로 꼽았다. 그는 최근 독일에서 핵협상의 서방 측 대표인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만났을 때 이미 핵협상 재개를 위한 시간과 장소를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애슈턴 측은 이란이 지난해 10월 보낸 핵협상 제안에 대한 이란의 공식 답변을 아직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