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더 많은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된다. 국내 시장처럼 수요가 제한된 상태에서 누군가가 죽고 누군가가 사는 것은 국가 정책적인 면에서는 ‘제로섬’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을 넓혀주는 것’이 관건이다.
이는 최규연 청장이 조달청의 본질적인 기능을 찾고 정부 내에서 정확한 역할을 하기위해 현장의 조달업체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만남’을 가진 뒤 내린 결론이다. 예컨대 해외시장진출을 통한 시장의 확대만이 기업에 적정가격을 주고 생산성을 높여주는 유일한 돌파구며 이는 모든 이들(중소기업)이 일성 외치는 절박한 숙제이기도 했다.
최 청장은 지난 5일 본지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그동안의 내수 위주의 국내 조달시장을 수출 지향적으로 바꿔주는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며 정부기관으로서 조달청의 새로운 ‘역할론’을 제시했다.
현재 세계 조달시장은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해 상호진출의 개념으로 열리고 있는데 즉, 상대국이 공공시장을 열어주는 대신 국내시장도 내어주는 조건인데,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보수적인 조달시장이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키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조달청)가 나서서 길을 터줘야 했다는 이야기다.
사실, 최 청장은 지난해 취임 이례 줄곧 해외를 돌며 조달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국내기업의 해외조달시장 진출 지원 사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5월 미주 3개국 순방을 한 그는 페루 조달청장과 만나 한ㆍ페루 정부조달 협력 확대 및 전자조달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우수조달물품으로 구성된 정부조달 민ㆍ관협력단을 파견키로 합의했다.
또한, 코스타리카 부통령 알피오 피바와 접견한 그는 한국의 전자조달 시스템을 중남미 지역에 공동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코스타리카 전력통신공사와 중남미 전자조달 확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특히, 최 청장은 지난해 미국 연방조달청 마사 존슨 청장과 만나 한ㆍ미 양국 기업의 정부조달시장 상호 진출화대 방안을 논의하고 내년 미국 연방조달 전시회(GSA Expo)에 한국 우수기업 전시관을 설치키로 협의했다.
최 청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나라장터의 해외 수출 정책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나라장터의 수출은 국내기업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레일을 까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수출은 계속적인 커넥션이 생기는데 한국과 조달 시스템이 같으면 국내 중소기업이 손쉽게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나라장터는 거래규모 80조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시스템으로 세계적으로 브랜드화 되고 있으며 이미 코스타리카, 베트남, 몽골 등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나라장터에 대한 UN, WB 등 국제기구와 아프리카ㆍ유럽 등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이태리, 페루 등 주요국 19개국과 조달협력 관련 MOU를 체결한 상태다.
최 청장은 간담회 내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사업은 마땅히 조달청이 선봉에 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조달청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 기업은 상대국의 조달정책으로 적정 시장가격을 보장 받을 수 있으며 또한 그 나라 정부가 보장하는 공공시장 등으로 장기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들과 체계적인 해외 조달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조직도 일부 개편하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8월 해외 조달시장 진출 진흥 태스크 포스(TF)팀을 신설한 이후 올해부터는 중소기업 중앙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해외 조달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특화된 해외 시장개척단을 파견 할 방침이다.
그동안 정부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정책이 단지 기업소개에 그쳤다”면 “앞으로 FTA로 세계시장이 하나 된 마당에 조달청이 나서서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종합상사’ 역할을 자청하는 셈이다.
최 청장은 “FTA체결 등으로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 조달시장을 블루오션 시장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조달청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사업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업사이드(up-side)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이권형 기자> / kwonh@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