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월 伊등 유로존 국채 대규모 만기 도래
전문가들 전망 편차 900P…上低下高 장세
중국 긴축완화·부양책 효과땐 강세장 기대
올해 국내증시를 바라보는 눈이 혼란스럽다. 증권사들이 저마다의 시장 전망을 내놓았지만, 코스피 전망치의 상단과 하단의 폭이 어느 때보다 넓어 예측이 그만큼 쉽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국내 20개 증권사의 올해 주식시장 전망을 집계한 결과, 이들이 내놓은 코스피 지수의 저점과 고점 평균은 각각 1692와 2285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실제 수치는 1550~2450으로 최저점과 최고점이 무려 90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올해 증시가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예측하기 힘든 글로벌 이슈가 많아 1분기 유럽 위기의 해법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나면 전망을 수정해야 할지 모른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증시의 흐름에 대한 전망은 어느 정도 일치했다. 대부분의 리서치 하우스는 올해 시장이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를 띨 것이라 내다봤다. 상반기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수습과 미국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시장이 힘을 쓰기 힘들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정책을 디딤돌 삼아 반등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담은 것이다.
▶코스피 평균 1690~2280=코스피 20개 증권사가 전망한 코스피 지수 평균치만 두고 보면 지난해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사별 시각은 다르다.
대우증권과 동부증권은 올해 하단을 1550을 예상해 지난해 저점을 깨고 내려갈 것이라 전망했다. 하단을 낮춰 잡은 만큼 고점에 대한 시각도 보수적이다. 두 개사는 코스피 고점을 20개 증권사의 평균을 밑도는 2100과 2200으로 각각 전망했다.
좀처럼 일어서지 못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경제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떠오르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털고 일어서기엔 짐이 무거울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급락할 가능성이 낮으나, 유럽 재정위기가 어떻게 불거지는 가에 따라 주가가 일시적으론 장부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신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은 저점을 1800으로 예상, 평균보다 100포인트 이상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역시 이들 증권사의 고점도 일제히 2300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이 밖에 솔로몬투자증권, 키움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등은 고점을 2400선으로 전망해 다시 한 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깨고 일어설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한화증권은 올해 코스피가 최고 2430까지 오를 것이라 내다보면서 20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고점을 제시했다.
한화증권은 “미국, 프랑스, 그리스 등 주요국의 선거 일정이 잡혀 있어 경기부양에 대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2분기 이후 재정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하반기 주가가 이를 반영해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에서 2분기 잘 넘겨야=주식시장 흐름에 대한 전망은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상반기 바닥을 치고 하반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올해 시장의 변수로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부양 의지, 중국의 긴축완화와 주요국의 선거가 제시됐다.
먼저 2월과 4월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로존 국채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하면서 1분기까지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증권사가 대체로 ‘상저하고’를 예측한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유럽 위기가 주식시장을 한 차례 흔들 수 있지만 2분기를 지나면 안정을 되찾고 하반기 탄력을 받을 것이란 것이다.
반면 미국은 최근 고용과 주택, 소비 등 경기지표가 호전된 수치를 기록하면서 안심하긴 이르지만, 고비는 넘겼다는 분석이다. 중국 역시 소비지출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인접국인 우리 증시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올해 코스피 흐름이 N자형으로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글로벌 증시는 유럽 사태와 이에 따른 세계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반기에 하방 압력을 보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긴축 완화와 소비 부양책이 예상보다 강하면 강세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선거 등 정치ㆍ정책 모멘텀이 증시에 힘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3% 넘게 빠졌던 국내 증시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대선이 있다는 것도 상저하고를 예측하는 주요 변수로 우리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게 될 것”라면서 “북한 관련 리스크는 일시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릴 수는 있어도 체제붕괴로 인한 통일비용 문제가 당장 떠오르지 않는 한 시장의 충격은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lovecomesin> / 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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