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쌍둥이 둔 김은정씨
아이 치료과정서 우울증까지
조금씩 나아지는 아이 보며
흐뭇한 미소속 눈물이… 지난달 27일 서울 성북구 정릉2동 김은정(가명ㆍ여ㆍ50)씨 집. 기타 연습을 하는 쌍둥이를 흐뭇한 표정과 함께 바라보는 김씨의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 있다. 김씨는 “우리 아이들이 느리지만 저렇게 바뀌고 있잖아요. 희망을 절대 놓지 않을 거예요. 고칠 수 없다고 했지만 결국에는 고칠거예요. 두고 보세요”라며 울먹였다.
김씨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갖고 있는 이란성 쌍둥이와, 같은 병으로 의심되는 대학생을 홀로 키우고 있다. 쌍둥이 아들 승민(가명ㆍ11)이는 화가 날 때면 종종 어머니 김씨에게 칼을 들이댄다. 화를 참지 못하고 베란다에 매달려 죽어버리겠다고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쌍둥이 동생 경민(11)이 역시 ADHD를 앓고 있다.
아이들은 새벽에도 몇 번씩 자다 일어나 방바닥을 발로 구르며 분노를 터트린다. 엄마를 때리면서 화를 풀기도 한다.
김씨는 이런 아이들 때문에 팔 한쪽이 못쓰게 돼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내년 21살이 되는 대학생 아들 종민이 역시 ADHD가 의심된다. 종민이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동급생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1년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설상가상 김씨는 종민이 치료 과정에서 우울증까지 얻어 현재도 약을 먹고 있다. 혼자서 가정을 지탱해야 했던 김씨. 돈을 벌기 위해 김씨는 일터로 나가야 했다. 아이들은 병원에 맡겨졌고, 김씨는 아이들의 병이 치유되길 바랄 뿐이었다.
김씨는 우연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길음종합사회복지관의 ‘마음성장통’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ADHD 장애를 갖고 있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과정. 부모도 함께 치유받고, ADHD 장애아들의 특성과 대응 방법도 배울 수 있다.
마음성장통 프로그램을 통해 김씨 가족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아이들이 웃기 시작했고 집으로 돌아오면 기타를 치며 분노를 삭이는 등 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여전히 화를 내지만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아이들을 대하는 김씨도 변했다. 김씨는 과거 아이들이 분노를 터트릴 때마다 지적을 했다. 그러나 마음성장통 프로그램을 알게 된 후에는 지적이 아닌 화가 난 이유를 물어본다. 김씨는 “네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들어보고 싶어. 엄마한테 말해 줄 수 있겠니 라고 물어본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 후원을 받은 길음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2009년부터 성북구 내 최저생계비 120% 미만 저소득층 280여명을 대상으로 마음성장통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들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입고 있는 부모님 치료도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 3차년도로 나눠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2009년부터 진행된 1차년도에 아이들 진단ㆍ치료, 2차년도에는 가족들 치료와 아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치는 등 사후관리에 중점을 둔다. 내년 3차년도부터는 이 가정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