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의원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진작 마음먹었던 일” 강조 불구 친인척 비리 의혹 진정성 의심
‘만사형통’ ‘영일(포항) 대군’….
대통령의 형으로서 지낸 4년여의 기간,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에게는 영광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앞섰다. MB 취임 초기부터 ‘만사형통(萬事兄通ㆍ모든 일은 형님 통하면 된다)’ ‘형님실세’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정몽준ㆍ홍사덕 의원과 함께 당내 최다선(6선ㆍ경북 포항남구ㆍ울릉군)이며 최고령(76)인 이 의원이 내년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11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당의 쇄신과 화합에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데 하나의 밀알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코오롱 사장 출신인 그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경북 영일-울릉에서 민정당 후보로 당선된 이래 23년간 여의도를 지켜왔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최고위원을 두루 거쳤다. 2007년 대통령선거 때는 이명박 후보를 포함해 이재오 최고위원, 박희태ㆍ최시중ㆍ김덕룡 선대위 고문이 참석하는 ‘6인 원로회의’를 주도하며 동생을 대통령으로 만든 1등 공신이었다. 이후 이 대통령의 ‘정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하면서 권력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인 정두언 의원 등 55명 소장파 의원들이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항명사태가 빚어졌다. 당내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이 의원은 2009년 8월 정치 불개입을 선언하고 자원외교에만 전념해왔다. 이 의원은 “온갖 억측과 비난을 받을 때는 가슴이 아팠지만 묵묵히 소임을 다하면서 올바른 몸가짐을 가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는 말로 자신의 억울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불출마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자신의 보좌관이 SLS그룹 측으로부터 7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검찰의 칼끝이 자신에게 향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여권에서 불고 있는 물갈이의 1차 표적이 될 게 뻔한 상황에서 등떠밀려 나가는 모습보다는 자발적인 퇴장을 선택했다는 관측도 있다. 원희룡 의원 등은 “지금 보좌관도 구속되고 하면서 정치권 표적될 수 있는 상황에서 앞당겨서 결단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이 의원 본인은 “불출마는 진작 마음먹고 있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선택이 ‘노장의 아름다운 퇴장’인지, 아니면 역대정권에서처럼 친인척 비리로 수사받는 ‘도돌이표’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