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파문에 휩싸인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허먼 케인이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공화당 내 영향력있는 대권주자였던 케인이 사실상 낙마하면서, 공화당 경선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케인은 3일(현지시간) 고향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거대책본부 앞에서 연설을 통해 “오늘부터 선거 캠페인을 잠정 중단한다”며 “가까운 미래에 다음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할 지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케인의 선거운동 중단은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지난 10월30일 케인이 미국요식업협회장 시절 협회 여직원들에게 외설적 언행을 해 합의금을 물었다고 보도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케인은 폴리티코 보도 후 성희롱 피해자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그는 성추문은 경쟁후보들이 꾸민 음모라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애틀랜타의 업계 지인인 진저 화이트가 케인과 무려 13년간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고 폭로해 치명타를 입었다.

케인은 코카콜라 회장 운전기사의 아들로 태어나 보수적인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대선주자로까지 성장한 극적인 인생 역정과 함께 직설적인 화법과 과감한 경제 공약으로 보수층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미국 언론은 케인의 경선포기 선언이 나온 직후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간 2파전으로 경선 판도가 더욱 좁혀졌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최근 조사결과 롬니와 깅리치는 케인이 경선을 포기할 경우 지지율이 3%포인트 정도 더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후보들은 이보다 적은 1%포인트 안팎의 지지율 상승만 예상됐다.

특히 최근 1위권으로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깅리치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AP통신은 최대 수혜자가 깅리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경선이 가장 먼저 실시되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주에서 깅리치가 케인 지지표를 가장 많이 흡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깅리치는 최근 라스무센의 여론조사에서 38%대 17%로 롬니를 배 이상의 격차로 지지율에서 앞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반면 롬니가 케인 낙마에 따른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도성향의 그에게는 강경한 보수성향 후보들이 점점 단일화될수록 불리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깅리치가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일반 대중의 검증은 훨씬 더 가혹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선거 브레인이었던 칼 로브는 폭스뉴스에 출연, “깅리치가 이제 선두로 뛰어오른 만큼 많은 추가 검증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깅리치는 암 투병 중인 부인 몰래 불륜을 저질러 이혼을 당했고 하원의장 시절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 공격에 앞장서면서 뒤로는 자신의 비서와 혼외정사를 벌인 바 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