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6개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공조에 나섰다. 달러 스와프 금리를 낮춰 달러 유동성을 확대하고, 중국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키로 했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번지는 것을 우려한 긴급 조치다. 이번 조치로 유로존 재정위기로 초래된 달러화 공급 부족사태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까지 가세한 강력한 글로벌 정책공조로 전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잠시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효과가 제한적으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의 부채 위기가 주된 원인인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주요6개 중앙銀 유럽에 달러 푼다= 미국, 영국, 일본, 스위스, 캐나다 등 5개국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 6개 중앙은행이 맺고 있는 달러스와프 금리를 현행 1% 포인트(100bp)에서 0.5% 포인트 (50bp)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 조치의 목적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 공급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가계와 기업의 유동성 압박을 덜어줘, 이를 통해 경제 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와 이들 5개국 중앙은행은 상호 통화스와프를 3개월 단위로 제공할 수 있다. 이들 중앙은행은 시중은행들이 어떤 통화로도 즉시 달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보증서기로 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달러를 은행권에 저리로 빌려줌으로써 은행들의 달러화 공급 부족사태를 완화시키겠다는 뜻이다. 이번 달러 스와프 시한은 2013년 2월 1일까지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은 이달 5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내린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현행 중국내 은행의 지급준비율은 21.5%이며, 5일부터 21.0%로 내려간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경기둔화가 지속하는 와중에 시중 자금난이 현실화하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중국도 글로벌 공조에 전격 가세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멸 막기 위한 공조...미봉책 우려 여전= 중앙은행들이 달러 유동성 확대에 나서기로 합의한 것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전세계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위한 비상조치다. 시장에서는 주요 선진국이 유로존 재정위기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중앙은행들이 전격 합의한 배경에는 최근 유로존 재정위기로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위험지대인 7~8%대를 오르내리는 등 재정위기국의 국채금리가 폭등하면서 은행들이 달러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모처럼 강력한 국제 공조가 이뤄진 데 시장도 반색했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4% 이상 뛰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2009년 이후 최대수준인 490포인트나 오르면서 1만2045를 넘어섰다. 나스닥과 S&P 500도 4% 이상 급등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소식도 호재로 작용한 가운데, 미국의 11월 민간부문 일자리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는 등 미국 경제지표도 호전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유로존의 부채위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유럽 은행권이 자금 조달에 실패해 파산할 위험은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결해 세계 경기를 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것을 막고,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단기적인 목적이 더 컸다는 얘기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