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로 올해 KPGA와 KLPGA 시드전이 모두 끝났다. 시드전은 특정 상금 순위 밑으로 떨어진 선수와 내년 투어에 참가하려는 신인 및 기존 선수가 뛰는 경기다. 정규 1부 투어에 참가하기 위한 테스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3차로 이뤄지는 시드전은 정말 선수의 피를 말리는 것만 같다. 한 타 차로 시드전에서 떨어지면 1년을 기다려야 하니 그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KLPGA 시드전의 경우는 항상 11월 말 이뤄지기 때문에 추위와도 싸워야 하는 격전장이다. 실력도 그렇지만 날씨와도 사투를 벌여야 하는 선수가 안쓰러울 뿐이다.
이제 내년 투어를 뛸 선수가 모두 확정됐다. 당연히 붙을 거라고 생각했던 선수가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신 경우도 있다. 시드전에 떨어진 선수는 대부분 내년 2부 투어에 참가할 예정이다.
중요한 건 시드전에서 실패한 이후의 과정이다. 정규 투어 우승 문턱을 넘나들었던 프로가 2부 투어 시드전도 통과하지 못하고 헤매다가 시간을 허비하고 투어에서 멀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의 슬럼프도 겪지 않은 선수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삼아 더 성장하는 선수만이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고 다시 성공을 맛볼 수 있다.
올해 KLPGA 2부 투어 상금왕은 김해림 (21ㆍ넵스)이다. 지난해 1부 투어를 뛰었으나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시드전마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2부 투어인 드림투어 상금왕을 하며 내년 시드를 자동적으로 획득,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올해 마지막 정규 대회인 ADT캡스챔피언십 출전권을 당당히 따낸 김해림을 만날 수 있었다. 김해림을 보니 바로 작년 동일한 대회에서 시드전을 가는 것이 거의 확실시된 상황에서 풀이 죽어 있던 모습이 머릿속에서 교차됐다. 상금왕을 하며 오히려 주목을 더 받게 된 모습이 너무도 보기 좋았다. 이 선수야말로 실패를 통해 성장을 이끌어낸 좋은 본보기가 된 것이다.
힘든 상황이 왔을 때 주저앉거나 포기하는 것은 오히려 쉽다. 주변에서도 걱정하고 위로하며 이해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움을 즐기지 못하고 스스로를 과신한다면 차후 받게 될 평가는 더 냉정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1년을 다시 준비하게 된 시드전 불합격생이여, 다시 비상할 준비를 하라.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 다시 열심히 뛰어야 한다. 내년 1부 투어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KLPGA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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