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본격적인 쇄신작업과 때를 맞춰 여권 권력구도에 ‘박근혜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안철수 바람’이 더이상 선거정국의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 잡으면서, 한나라당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현실적 카드인 ‘박근혜 업그레이드’ 에 당 차원의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지만 이를 조기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을 경우,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야권의 대권주자들보다 비교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게 당 지도부는 물론 소장ㆍ쇄신파들의 주된 기류다.

당 핵심 당직자는 “박 전 대표의 공약들이 당의 정책 쇄신과 맞물려 돌아갈 경우 국정운영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자연스레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며 “당 정책의 주도권도 이미 친박진영과 소장ㆍ쇄신파 중심으로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이 주축이 된 ‘대(大)중도신당’ 이나 당내 신당창당론 등이 여전히 미풍에 그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최근 한나라당의 정치적 행보는 박 전 대표를 시계추로 24시간 돌아가고 있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이후 박 전 대표가 강조한 3대 키워드 ‘정책ㆍ소통ㆍ예산’ 은 당 쇄신 작업에 고스란히 반영돼, 양극화 해소 및 민생정책 발표와 2040 소통 강화, 민생 예산 3조원 확보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친박계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정책 드라이브’ 에 나서고, 당이 이를 뒷받침하는 모습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현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이 읽힌다” 면서 “당내 소장파와 쇄신파들도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정책 실현과정에서 추진력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박 전 대표의 정책 구상이 하나, 둘씩 공론화됨에 따라 정치 전문가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박 전 대표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8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품성 면에서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박 전 대표를 따라갈 자가 없지만 그동안은 그런 자질을 보여주거나 검증된 게 없다” 면서 “이제부터 시간이 없기 때문에 자질과 능력을 고루 갖췄다는 것을 보여줄 때가 된 게 아니냐, 앞으로 관심있게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정책 세미나를 갖고 그의 정책적 무게를 복지 위주의 분배에서 성장으로 확장시키는 행보를 보였다. 이달 초 고용복지 모델을 제시한 지 채 한 달도 안돼 과학기술 정책구상을 꺼내든 것으로, 근래에 보기 드문 속도전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언론에서는 안 교수를 상대로 양자, 다자대결 여론조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안 교수가 정치 입문을 선언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다” 면서 “최근 정책행보에서 나타난 것처럼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꿋꿋하게 갈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