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5회> 열망을 품은 도전 8

유민 제련그룹에서 ‘프랑스 통’이라는 천 부장과 조 차장이 이곳의 골프장과 호텔을 예약했다고 하니 어련히 잘했을까… 라고만 여겨왔던 강준호는 뭔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깨닫고야 말았다. 그는 그동안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늙은 소처럼 어기적거리기만 했던 것이 후회스러울 따름이었다.

“신 여사님, 우리가 허겁지겁 이곳 니스로 온 까닭이 뭐지요?”

“상가 집에 가서 실컷 울고 난 뒤에 누가 죽었냐고 물어보지 그러세요? 하루 밤 낮을 보내고 나서야 여기에 왜 왔냐고 묻다니… 쯧쯧! 똑바로 들으세요. 내 아들 호성이가 몬테카를로 랠리에 출전한다잖아요? 난 그 애를 운전수로 만들기 싫다고요. 출발점에 드러누워서라도 그 녀석이 랠리에 참가하지 못하게 할 참이라고요.”

그녀는 조 차장이 어렵게 준비해온 둥글레차를 홀짝이며 대답했다.

“원 세상에! 그러면 애초에 리옹이나 발랑스 지방으로 갔어야지 어째서 수백 킬로나 떨어진 니스에 호텔을 잡았단 말입니까?”

“몬테카를로가 모나코의 수도 아니에요? 모나코로 들어가기에 가장 가까운 관문이 바로 여기, 니스 아닌가요?”

“아이고, 미치겠군요. 몬테카를로는 랠리의 종착점이고요… 랠리의 출발점은 여기에서 수백 리나 떨어진 곳이라고요. 출발점을 막아서야지 골인 지점에 드러누워 봐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뭐라고요? 출발점이 여기서 수백 리나 떨어져 있다고요? 이런… 천 부장 어디 있어요? 남부 프랑스 현지 담당자라는 작자가 일을 요따위로밖에 못해? 내 이걸 당장에 일등병으로 강등시켜버리고야 말테야.”

신희영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으나 어디론가 36계 줄행랑을 쳐버린 지 오래인 천 부장을 순순히 찾을 재간은 없었다. 물론 조 차장도 오리무중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생콩 먹은 놈 변소 드나들듯, 안팎을 들락날락하며 뜨거운 콧김만을 내뿜고 있을 수밖에.

“참으세요, 신 여사님. 이왕 니스에 호텔을 잡고 여장까지 다 풀어놓은 걸 어쩌겠습니까? 더구나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장에 난입해서 드러눕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하니… 우리 계획을 바꿔보는 게 어떨까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말이 나온 김에 그는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하와이 골프장 순례를 시작하면서부터 서서히 풀려나가던 일이 유호성 때문에 뒤죽박죽되는 자체가 이미 못마땅하던 터였다. 유호성이 랠리에 참가하든 말든 골프교습을 빙자하여 세계 일주를 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아니, 세계 일주를 하는 동안 신희영의 마음을 후려서 세 가지를 차지하려는 것이 그의 본심이었다는 말이다. 세 가지란? 첫째로 그녀의 마음, 둘째로 그녀의 재산, 셋째는 부록처럼 따라오는 그녀의 몸이었다.

“어차피 랠리 출발점인 발랑스로 가려면 비행기를 타고 리옹으로 가서 또다시 승용차로 한참을 내려가야 해요. 그러느니 아드님 일은 깨끗이 포기하고 이참에 아주 아주 신선한 경험이나 해보자는 거지요.”

“난 죽어도 그렇게 못해요. 아들이 나락으로 빠지려는데 그걸 외면하고 무슨 짓을 하자는 거예요?”

“아드님은 어차피 랠리에 참가할 수밖에 없다고요. 자칫하면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되거든요? 망신스러운 기사로 신문에 도배하려는 거예요? 그러지 마시고… 우리 여기까지 온 김에 누드 골프장에나 갑시다. 거추장스러운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나체로 골프를 즐기는 누드 리조트가 보르도 시에 있어요. 라제니 골프장이라고… 환상적이지요.”

“에그 망측해라. 누드 골프장? 홀랑 벗고 골프를 친단 말예요?”

“물론이지요. 라제니 골프장은 모든 라운딩에 남녀불문! 반드시 옷을 다 벗고 경기에 나서야만 합니다. 단, 누드 골프에 임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알몸을 존중하며 진지하게 라운드해야만 하지요.”

역시 효과만점? 신희영은 황달 걸린 타조처럼 멍청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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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