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연일 수많은 이변을 쏟아내고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가 부정출발이나 어이없는 실수로 탈락하기도 하고, 무명의 스타가 금메달의 주인공으로 탄생하는 등 인생사 만큼이나 역동적인 스포츠 드라마들이 연일 대구벌을 벌겋게 달구고 있다.
29일 열린 남자 110m 허들 결승전은 대구대회 희로애락의 결정판이었다.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와 ‘황색탄환’ 류샹(중국), 데이비드 올리버(미국) 등 빅3의 대결에서 결승점을 먼저 통과한 것은 로블레스였다. 로블레스는 자신의 옆에서 뛰어 3번째로 골인한 류샹을 포옹하며 여유있게 승리를 만끽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로블레스는 옆 레인에서 달리던 류샹의 신체를 두 번이나 건드린 것이 드러나 금메달이 박탈됐다.
로블레스의 탈락으로 2위를 한 제이슨 리처드슨(미국)이 어부지리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3위였던 류샹도 메달색깔이 구리빛에서 은빛으로 바뀌었다.
또 남자 100m에서는 우승이 가장 유력했던 우사인 볼트의 실격했고 남자 1만m 5연패에 도전했던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는 갑자기 중도에 기권하고 말았다.
앞서 개막일이던 27일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에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강력한 우승후보인 스티브 후커(호주)가 5m50도 넘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했다. 라이벌의 탈락에 우승이 유력했던 르노 라빌레니(프랑스)도 동메달에 그치는 등 이변이 이어졌다. 마지막에 금메달의 주인공이 돼 웃은 이는 폴란드의 무명 선수 파벨 보이치에호브스키였다.
29일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선 얀 쿠들리카(체코)와 드미트리 스타로두브세프(러시아)의 장대가 잇따라 부러지면서 모두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