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부 장관 지명자 피트 헤그세그(44)의 모친이 아들의 바람기를 지탄하는 이메일을 헤그세그에게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헤그세그 지명자의 모친 페넬로피가 지난 2018년 아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확보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이메일에서 페넬로피는 “난 여자를 무시하고, 거짓말하고, 속이고, 동시에 여러 여자와 관계를 맺고 이용하는 남자를 혐오하는데, 네가 바로 그런 남자”라며 “어머니로서 가슴이 아프고 부끄럽지만 이게 바로 진실”이라고 탄식했다.
이어 그는 아들이 학대한 모든 여성을 대표한다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라”고 조언했다.
헤그세스는 세 번 결혼했는데, 두 번의 이혼은 모두 그의 바람 탓에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부인은 고등학교 시절 연인이 돼 대학 졸업 1년 후 2004년 결혼한 메러디스 슈바르츠였는데, 헤그세스는 불륜으로 소송을 당했고 결국 두 사람은 2009년 이혼했다.
2010년에는 두번째 부인인 사만다와 결혼했지만 혼외자를 얻은 뒤 이혼 소송을 당했다. 세 번째 부인인 폭스뉴스의 총괄 프로듀서 제니퍼 라우쳇 또한 사만다와의 결혼 생활 중 외도로 맺어진 인연이다.
다만 NYT의 취재과정에서 페넬로피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그는 6년 전 자신이 보낸 이메일에 대해 “분노 탓에 감정이 과잉된 상태에서 쓴 것”이라면서 “절대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비난하는 이메일을 보낸 뒤 곧바로 두 번째 이메일을 보내 사과까지 했다고 말했다.
페넬로피는 “내 아들은 좋은 아빠이고 남편”이라면서 “내가 보낸 이메일 내용은 역겹다”고 덧붙였다.
페넬로피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헤그세그 지명자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은 향후 상원 인사청문과정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적인 ‘깜짝 인사’로 꼽히는 헤그세그 지명자는 전문성 부족 논란뿐 아니라 도덕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그는 지난 2017년 성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도 장관 지명 발표 후 뒤늦게 확인됐다.
공화당 여성 당원 모임에서 연사 자격으로 무대에 오른 헤그세그는 당시 행사에 참석한 여성에게 신고를 당했고, 이후 이 여성에게 돈을 주고 비공개 합의를 했다.
이 사건에 대해 헤그세그 지명자는 상호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뒤 부당하게 신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고자에게 돈을 지불한 것은 방송국의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