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국 치킨은 작아서 맛이 없다”고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우리는 늘 1.5㎏짜리 작은 닭으로 튀겨서 먹으니 3㎏ 내외의 큰 닭을 튀겼을 때의 맛을 잘 알지 못한다”며 재차 ‘작은 닭 치킨’을 비판했다.

황씨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 농담으로 떠돌지만 이 말을 들으면 저는 진지하게 되받아친다. ‘진짜로 신발을 한 번 튀겨보자. 운동화로 할까, 구두로 할까’”라며 “튀기면 뭐든 튀김 맛이 난다. 바삭함과 기름내의 이중주는 정말이지 황홀하다. 그러니 튀김에는 재료의 질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말이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튀김에서는 큰 닭과 작은 닭이라는 재료의 맛 차이가 의미 없다는 주장을 본다”며 “그럴 수도 있다. 신발도 튀기면 맛있는데 작아도 닭을 튀겼으니 맛이(야)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큰 닭의 치킨을 먹어본 제가 이거 딱 하나만 알려드리겠다”며 “큰 닭 치킨의 맛 포인트는 ‘커다란 치킨 조각을 두손으로 들고 최대한 입을 벌려서 한가득 베어물었을 때 육즙이 입가로 넘쳐흐르고 은근한 단맛의 닭고기 향이 목구멍 저 안쪽으로 훅 치고 들어와 눈물이 찔끔 나게 하는 맛’”이라고 ‘큰 닭이 맛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또 다른 게시물에서 작은 닭 생산의 문제점 등을 분석한 농촌진흥청의 자료를 공유하며 “국가기관이 1.5kg 닭의 문제점으로 ‘맛없는 닭고기가 생산됨’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맛 관련 인자가 축적되기 이전에 도계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빼고 전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3kg 내외의 닭으로 키운다. 이유는 자료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맛도 있고 생산비가 덜 들어 가격이 싸지기 때문이다”라며 “전세계인이 먹는 크기의 닭으로 치킨을 더 맛있게, 더 푸짐하게 달라는 것이 시민 황교익의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씨는 최근 농촌진흥청 등의 자료를 근거로 연일 국내산 육계가 작고 맛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22일 “우리나라 치킨에 대한 온갖 비방으로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실현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처절하게 복수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양계협회는 24일에도 ‘황교익은 국내산 닭고기 폄훼 발언 사죄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작은 닭을 유통하고 있으며, 큰 닭이 경제적이라는 것은 우리도 부인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닭의 일부 성분함량의 차이로 작은 닭은 큰 닭에 비해 맛이 없다고 단정 지어 마치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닭이 맛이 없는 것처럼 비하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닭을 키워 국내에 보급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으나 소비자들이 1.0~1.5kg의 적당한 크기의 작은 닭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지금까지 작은 닭 위주의 국내 닭고기 산업이 정착돼 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황씨는 편향된 생각과 수법으로 닭고기 산업을 폄훼하고 비하하는 것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양계협회는 이와 함께 황씨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으나, 황씨는 “제게 악랄한 인신공격과 ‘복수’ 운운하는 협박을 하고 나서 토론을 하자는 것인데, 여러분은 자신에게 욕하고 협박하는 사람이 자신이 왜 욕하고 협박하는지 말을 들어보라고 하면 응하겠느냐”며 “먼저 사과를 하고 토론을 제안하는 게 인간의 예의”라고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