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휘발유·경유 가격 급등
의료비 부담에 민주당 공세 강화
AI 데이터센터 전기료 논란 확산
이민 단속·부패 의혹도 선거 변수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중간선거가 다음 달 3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문제까지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드는 쟁점이 다양해지고 있다. 휘발유와 의료비 등 생활비 부담이 최대 변수로 떠오른 데 이어 이민 단속과 정부 부패 논란까지 겹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국정 운영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중간선거를 좌우할 주요 쟁점으로 생활비 부담과 이란 전쟁, 의료비, AI 데이터센터, 이민 및 정부 부패 문제 등을 꼽았다. 경제적 불안이 유권자들의 불만을 키우는 가운데 각종 정책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① 생활비·이란 전쟁 — 기름값 급등에 커지는 불만
가장 큰 쟁점은 생활비 부담이다. 미국인들은 식료품과 주거비, 휘발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절반은 이번 선거에서 생활비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꼽았다.
특히 이란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28달러로 1년 전보다 1.20달러 올랐다. 경유 가격은 갤런당 6.32달러로 같은 기간 2.70달러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미시간주 포트휴런에서 열린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해 “광신자들에게서 핵무기를 빼앗는 데 비하면 작은 대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외 군사개입을 줄이고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기존 공약과 달리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화당의 선거 부담도 커지고 있다.
② 의료비 — 오바마케어·메디케이드 축소 논란
의료비 역시 민주당이 공화당을 압박하는 핵심 쟁점이다.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 관련 보조금 축소와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 보험료 상승 등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공화당은 처방약 가격 인하 성과를 강조하지만 민주당은 의료 지원 축소가 가계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는 의료정책을 더 잘 다룰 정당으로 민주당을 꼽은 응답이 공화당보다 24%포인트 높았다.
③ AI 데이터센터 — 성장 동력에서 전기료 부담으로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AI 산업도 예상 밖의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막대한 전력 소비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과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내년 미국의 데이터센터 및 관련 AI 인프라 투자액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에 찬성한 비율은 민주당 지지자 69%, 공화당 지지자 43%에 달했다.
AI 투자 확대를 적극 지원해 온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새로운 부담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데이터센터 개발과 관련한 청문회와 조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주정부와 지방정부 선거 결과도 데이터센터 인허가와 전력 공급 정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④ 이민정책 — 강경 단속에 엇갈린 민심
이민정책 역시 주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추방과 국경 통제 강화를 대표적인 국정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연방 이민당국의 강경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과 인권 침해 논란은 반대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권력 남용을 비판하고 있으며 공화당은 국경 안보를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이민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단순한 국경 관리 문제를 넘어 정부의 공권력 행사 방식에 대한 평가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⑤ 정부 부패 논란 — 트럼프 이해충돌 의혹도 변수
정부 부패와 이해충돌 의혹도 선거 막판 쟁점으로 부상했다. WP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66%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부를 늘리기 위해 대통령직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행정부 견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백악관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100석 중 35석이 선출된다. 공화당은 현재 상·하원에서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당을 탈환하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와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1%로 집권 1·2기를 통틀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와 전쟁, 이민정책을 둘러싼 불만이 누적된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문제까지 가세하면서 선거 막판 표심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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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