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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로 뿌리고 이제는 돈 내라”…‘수금 본색’ 카카오택시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요금 더 받는 서비스만 많아지네…무료 내세우던 카카오T의 수금 본색?”

카카오T의 ‘스마트 호출’ 서비스 이용 요금이 사실상 인상됐다. 스마트 호출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에 호출을 우선적으로 요청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일괄 1000원을 추가로 내면 됐지만, 이번 달부터는 택시 수급 상황에 따라 0~5000원 사이에서 추가 요금이 결정된다.

카카오는 2015년 택시 중개 사업에 진출했다. 카카오는 승객과 택시 기사 모두 중개 서비스를 ‘무료’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프로 멤버십, 스마트 호출 요금 체계 변경 등 각종 유료 서비스를 출시·확장하면서 ‘유료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스마트 호출 1000원→최대 5000원
카카오T 스마트호출 안내 화면

4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T는 지난 달 30일부터 스마트호출의 요금 정책을 변경했다. 주행 거리에 따른 요금 이외에 스마트 호출 대가로 0~5000원 사이의 추가 요금이 더해진다. 기존에는 주중 1000원, 야간(0~4시) 2000원으로 추가 요금이 고정돼있었다. 취소 수수료 또한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됐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인상이 아닌 ‘탄력 요금제’ 도입이라는 입장이다. 택시 수급에 따라 추가 금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공급이 많을 경우에는 호출비가 오히려 기존보다 더 저렴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 호출 미스 매치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며 “추가 요금의 일부를 택시 기사가 가져가기 때문에 수입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마트 호출로 발생한 요금은 택시 기사가 60%, 카카오모빌리티가 40%를 나눠 갖는 구조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비싼’ 택시 서비스만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카카오T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가맹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블루와 벤티가 상단에 노출된다. 이들 가맹 택시는 일반 택시보다 이용료가 1000~5000원 이상 높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수수료를 받는 ‘스마트 호출’ 또한 일반 호출보다 위에 위치한다.

카카오T 앱을 통해 택시 호출 시 나타나는 택시 종류.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와 벤티가 상단에 먼저 노출되고 있다. [카카오T앱 캡처]

업계 관계자는 “택시 호출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카카오T가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자사 가맹 택시와 수수료 과금에 유리하도록 이용하고 있다”며 “경쟁 앱이 사실상 고사한 상황에서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택시 업계 또한 우려를 표한다. 한 택시 업계 관계자는 “기사가 추가 금액이 5000원까지 오르기를 기다리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며 “소비자 부담 요금이 높아지고, 택시 기사의 콜 거부 현상이 심화되는 등 장기적으로 택시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는 프로멤버십…카카오T 왜 이러나?
카카오T 가맹 택시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수금’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월 9만 9000원의 ‘프로 멤버십’을 출시하면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원하는 지역으로 가는 콜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목적지 부스터’와 단골 손님 관리 기능이 핵심이다.

당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4단체는 ‘호출 중개 서비스를 유료화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택시 이용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리한 콜을 잡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가입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당장은 2만개로 멤버십 개수를 제한했지만, 향후 확대되면 멤버십의 효용이 줄어들 수 있다.

카카오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료 서비스를 늘려가는 것은 상장을 앞두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기업 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아직 적자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해 매출은 2800억으로 전년 대비 167% 늘었다(연결 기준). 영업 손실은 1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억원 줄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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