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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외 또 예외 ‘반쪽짜리’ 주 52시간 근무제…현장은 혼돈
한 식당 근로자가 손을 닦고 있는 모습. [헤럴드경제DB]

-주 52시간 근무제 1주일 앞…혼란 여전
-전문가들 “예외 너무 많다” 비판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신모(32) 씨에게 주 52시간 근무제는 ‘먼나라 이야기’다. 신 씨의 회사는 사장을 포함한 직원수가 4명에 불과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5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들은 일정기간의 유예라도 거치지만, 신 씨의 회사에는 이마저도 꿈도 못꾼다.

#. 전북의 한 고랭지 채소재배 농가에서 일하는 김모(68) 씨에게도 52시간 근무는 생각할 수도 없다. 그는 오전 5시에 출근해 오후 늦게까지 일한다. 농장에 일이 생기면 집에서 쉬다가 밭에 나가는 일도 부지기수다. 김 씨가 종사하고 있는 농업 직종은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 제외대상이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상당수 사업장 근로자들은 제도 개선의 혜택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시행에서 ‘유예대상’으로 지정된 5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과 특례제외 업종들은 차치하고도 여전히 상당수 사업장들이 시행대상에서 빠져있다.

5인미만 사업장과 농업ㆍ축산ㆍ어업ㆍ경비직 근로자 등.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사업장들이다.

지난달 29일 이후 시행되고 있는 근로기준법에서는 휴일과 다양한 근로 조건들을 명시하면서도, 상시 4명 이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 등을 예외적인 경우로 뒀다. 이들 소규모사업장은 연차휴가와 근로시간 등에 대해서 적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농업과 축산ㆍ어업ㆍ경비직 근로자 등도 마찬가지다. 근로기준법 제 63조 ‘적용의 제외’ 조항에서는 이들 근로자의 휴게와 휴일에 대해 “적용하지 않는다”고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 수는 적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통계청의 지난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5인미만 사업장 개수는 317만개로 이들 사업장에 근무하는 종사자 수 570만명은 전체 근로자 2125만명의 약 26.8%에 달했다. 농업직종 근무자 수도 4만명에 달했다. 4분의 1이 넘는 근로자들이 근로기준법의 제대로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전문가와 노동계는 이같은 점을 크게 우려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시행측과 비시행측의 삶의 질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노조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유성규 노동건강연대 노무사는 “(근로기준법상 5인미만 사업장은) 1일 8시간 아니고 23시간 시켜도 된다”면서 “(주 52시간 근무가) 마치 세상의 전부인양 이야기되지만, 여기서 소외받는 노동자가 많다”고 일갈했다.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벌서부터 관측되고 있다.

한지양 노무법인 하나 대표노무사는 “운영하고 있는 회사를 남편과 아내가 5인씩 쪼개서 운영할 수 있겠냐 라든지, 농산품 가공업체가 농업으로 사업을 등록할 수 있냐는지 하는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고 털어놨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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