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우리 몸은 음식을 먹어 혈당이 오르거나 추위에 체온이 떨어지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려 끊임없이 조절하는데, 몸 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항상성이라고 부른다.
항상성이 잘 작동하는 몸은 식후 혈당이 지나치게 오르거나 오래 머물지 않고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혼자 먹는 ‘혼밥’보다 연인과 함께 같은 빵을 먹었을 때 식후 혈당이 덜 오르고 더 빨리 내려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추운 방에 들어가거나 전기 충격을 받을 때도 연인과 함께 있으면 몸의 반응이 더 빨리 안정됐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 제39호에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모니아 마살하와 쉬르 아칠 연구팀은 연인이나 엄마와 함께 있을 때 혈당과 체온, 스트레스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인과 함께 먹자 식후 혈당 덜 올라
연구팀은 당뇨가 없는 18~37세 연인 54쌍(108명)에게 흰 식빵 102g(탄수화물 50g)을 먹게 하고 2시간 동안 혈당을 쟀다.
같은 사람이 한 번은 혼자, 한 번은 연인과 함께 빵을 먹었고, 함께 있을 때는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식후 혈당이 정상 범위(공복 기준 100㎎/㎗)를 넘어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지와, 얼마나 오래 높게 머물렀는지를 함께 따져보자 연인과 함께 먹었을 때 혈당 부담은 혼자 먹었을 때보다 평균 14.6% 작았다.
함께 먹은 경우 식후 45분부터 120분까지 모든 시점에서 혈당이 더 낮았다. 혼자 먹은 사람과 함께 먹은 사람을 비교했을 때는 차이가 최대 23.9%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식사하는 동안 스트레스 수준은 혼자 있을 때와 함께 있을 때 차이가 없었고, 정확한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추위·전기 충격에도 함께 있으면 더 빨리 회복
연구팀은 같은 방식으로 신체의 다른 기능도 실험했다.
연인 116명을 12도의 추운 방에 5분 동안 들어가게 한 뒤 피부 온도가 얼마나 떨어졌다가 회복되는지 측정했다.
연인과 함께 추운 방에 들어갔을 때 피부 온도가 떨어진 정도는 혼자일 때보다 6.8% 작았다.
팔에 약한 전기 충격을 주고 스트레스를 잰 실험에서는 연인과 함께 있던 사람의 스트레스 반응이 6.0% 작았다.
연구팀은 생후 2.5~13개월 영아 56명에게 큰 소리를 들려준 실험도 했다. 엄마가 곁에 있을 때 영아의 스트레스 반응은 엄마가 다른 방에 있을 때보다 2.6% 작았다.
연구팀은 사람 이외에도 사회적 동물이 왜 많은 노력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다른 개체와 함께 지내려 하는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함께 있는 것은 보호나 협력, 번식에만 이로운 것이 아니라 항상성 자체를 높이는 근본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짧은 실험 시간 동안 신체 기능의 일부만 들여다본 만큼 혼자 있을 때와 같이 있을 때의 차이가 크게 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작은 효과라도 오래 쌓이면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마다 차이도 컸다. 연인과 함께 있을 때 크게 이득을 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혼자일 때보다 항상성이 떨어진 사람도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가까운 관계에서 확인된 것일 뿐, 누구와 함께 있든 늘 몸에 이롭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참고논문
DOI : 10.1126/sciadv.aeg4937
논문 정보 : Monia Masalha et al. ,Social Physiology: Human homeostasis is more efficient in social proximity.Sci. Adv.12,eaeg4937(2026).
dbsdn1110@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