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받은 땅 수용돼도 양도세 부과
부동산 증여 후 10년내 양도시 이월과세 대상
사업인정고시일 따라 세금 갈려
비사업용 토지 10%p 가산 가능
현금보상 땐 15% 감면 요건 확인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지출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절세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고민을 ‘이왕 낼 세금 상담소(이·세·상)’에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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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에서 가져가는 땅인데, 세금을 이렇게 많이 낸다고요?”
4년 전 아버지에게 경기도 광명시 토지를 증여받은 이우리씨는 최근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5억원으로 신고했던 땅이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에 포함되면서 올해 10억원의 현금보상을 받게 됐는데, 국가에 수용되는 경우에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더 당황스러운 건 세금을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경우에 따라 자신이 땅을 증여받았을 당시의 5억원이 아니라 아버지가 2001년 이 땅을 사들인 2억원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따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증여받으면서 증여세와 취득세까지 냈는데 왜 다시 아버지의 취득가격까지 따지는지 선뜻 납득하기 어려웠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이우리씨는 수용되는 토지의 양도세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세 부담을 줄일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스마트 홍택스를 찾아갔다.
Q. 드디어 토지 보상을 받게 됐다고 좋아했는데, 나라가 공익사업 때문에 땅을 가져가는 건데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나요?
A. 네. 양도소득세에서 중요한 건 ‘내가 자발적으로 팔았느냐’가 아니라 ‘땅을 넘기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느냐’입니다.
집이나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면 돈을 받고 소유권을 넘기죠. 공익사업으로 토지가 수용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토지 소유자는 땅을 넘기고 국가나 사업시행자로부터 보상금을 받습니다. 세법에서는 이걸 돈을 받고 자산을 넘긴 ‘양도’로 보기 때문에 양도소득세 대상이 됩니다. 심지어 채무를 갚지 못해 강제경매를 당하는 경우에도 양도소득세를 내셔야합니다.
다만 보상금 10억원 전부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아닙니다. 땅을 얼마에 취득했는지와 취득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 등을 빼고 남은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합니다. 이우리씨의 경우도 10억원을 보상받았다고 해서 10억원 전체에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취득가액을 인정받느냐에 따라 양도차익부터 달라집니다.
Q. 제가 4년 전 아버지에게 증여받은 땅을 지금 국가에 넘기는 건데, 왜 제가 아니라 아버지가 판 것처럼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나요?
A. 가족에게 재산을 증여한 뒤 바로 팔아 양도소득세를 줄이는 것을 막기 위한 ‘이월과세’ 제도 때문입니다.
이우리씨의 아버지는 이 땅을 2억원에 샀고, 이우리씨는 이후 5억원으로 신고해 증여받았습니다. 만약 이우리씨가 5억원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면 10억원에 넘겼을 때 차익은 5억원이지만, 아버지가 산 2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차익은 더 커집니다.
세법은 가족에게 증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취득가격이 높아져 양도세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안에 다시 팔면 증여받은 가격이 아니라 증여한 가족이 처음 산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아버지가 2억원에 산 땅을 자녀에게 넘겼다고 해서 세금 계산을 5억원부터 새로 시작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현재는 배우자나 부모·자녀에게 증여받은 부동산을 증여 후 10년 안에 양도하면 이월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2022년 12월 31일 이전 증여분에는 종전 기준인 5년이 적용됩니다. 이우리씨는 2022년 1월에 증여받은 뒤 4년 만에 토지가 수용됐기 때문에 이월과세 적용 여부를 따져봐야 합니다.
Q. 너무 억울합니다. 저는 절세하려고 증여받은 것도 아니고 증여세와 취득세도 다 냈는데, 이런 경우에도 아버지가 산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는 건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익사업으로 토지가 수용됐다고 해서 무조건 이월과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증여받았는지에 따라 예외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날짜가 ‘사업인정고시일’입니다. 쉽게 말하면 정부나 사업시행자가 ‘이 땅을 공익사업에 사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확정해 알린 날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날짜보다 2년 이상 전에 증여받은 땅이 공익사업 때문에 협의매수되거나 수용됐다면 이월과세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이월과세를 적용했을 때 1세대 1주택 비과세 대상이 되거나, 오히려 이월과세를 적용한 세금이 더 적어지는 경우에도 이월과세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이우리씨는 2022년 1월 10일 땅을 증여받았고,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의 사업인정고시일은 같은 해 11월 29일입니다. 따라서 사업인정고시일보다 2년 이상 전에 증여받은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이월과세 적용 여부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가 산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와 이우리씨가 증여받은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세금이 각각 얼마인지 비교해봐야 합니다. 그럼 실제로 계산해보겠습니다.
Q. 계산내역을 보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비사업용 토지 10% 가산’은 무엇이고, 농어촌특별세는 왜 붙나요? 또 같은 수용인데 왜 저는 아버지와 달리 세금 감면을 못 받는 건가요?
A.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비사업용 토지’는 쉽게 말해 땅을 본래 용도에 맞게 사용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이우리씨가 증여받은 땅은 농지인데, 아버지와 이우리씨 모두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우리씨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면 비사업용 토지로 보고 일반 양도소득세율에 10%포인트를 더해 세금을 계산합니다.
다만 공익사업 때문에 수용되는 땅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사업용 토지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인정고시일보다 5년 이상 전에 취득한 땅이라면 비사업용 토지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사업인정고시일은 앞서 설명했듯 정부나 사업시행자가 ‘이 땅을 공익사업에 쓰겠다’고 공식적으로 알린 기준일입니다.
이우리씨의 경우 2022년 1월 10일 땅을 증여받았고, 사업인정고시일은 같은 해 11월 29일이었습니다. 불과 10개월여 차이라 5년 요건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반면 이월과세를 적용해 아버지가 이 땅을 취득한 2001년부터 보유한 것으로 계산하면 5년 요건을 충분히 채웁니다. 그래서 아버지 기준으로 계산할 때는 비사업용 토지 10%포인트 가산이 붙지 않는 것입니다.
세금 감면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공익사업으로 땅을 넘기면 현금보상의 경우 양도소득세를 15%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혜택을 받으려면 땅을 사업인정고시일보다 2년 이상 전에 취득했어야 합니다.
이우리씨는 사업인정고시 약 10개월 전에 땅을 증여받았기 때문에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우리씨 기준으로 계산하면 감면세액이 없습니다. 반면 아버지의 2001년 취득 시점부터 계산하면 2년 요건을 충족해 15% 감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농어촌특별세입니다. 이 세금은 공익사업 감면을 받아 양도소득세가 줄어든 경우 감면받은 세액의 일부를 별도로 내는 세금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감면세액의 20%를 농어촌특별세로 냅니다.
아버지 기준 계산에서는 양도소득세를 2581만2600원 감면받습니다. 그래서 그 20%인 516만2520원을 농어촌특별세로 내게 됩니다. 반대로 이우리씨 기준으로 계산하면 애초에 양도소득세 감면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농어촌특별세도 없습니다.
Q. 계산해보니 오히려 제가 증여받아서 세금이 더 커진 것 같네요. 보상 협의를 너무 빨리한 건 아닐까요? 재결을 신청하면 보상금도 오르고 세금도 줄일 수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재결을 신청한다고 보상금이 반드시 오르거나 세금이 무조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재결’은 토지 소유자와 사업시행자가 보상금 등에 합의하지 못했을 때 토지수용위원회가 보상과 수용 여부 등을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세금에서는 언제를 ‘땅을 넘긴 날’로 보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우리씨처럼 협의를 통해 보상받는 경우에는 보상금을 받은 날을 양도일로 봅니다. 반면 재결 절차로 넘어가면 수용개시일, 즉 실제로 토지 소유권이 넘어가는 날을 양도일로 봅니다.
이 차이를 활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필지를 한꺼번에 수용당하는 사람이 일부 토지는 협의로 올해 넘기고, 일부는 재결 절차를 거쳐 다음 해에 넘기면 양도 시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양도소득이 한 해에 몰리지 않게 되면서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재결을 신청한다고 보상금이 반드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재결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도 추가로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재결하면 보상금이 오르고 세금도 줄어든다’고 생각하고 선택하기보다는 보상액과 세금, 절차에 드는 비용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공익사업에 토지가 편입된다는 소문에 바로 증여 하시기보다, 세무전문가에게 충분한 컨설팅을 받고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박혜림 기자 / 홍자영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세무컨설팅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