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선택급여 및 상급병실입원비 지원, 본인부담금상한제 등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저소득층보다 중산층 이상에 혜택이 집중되면서 의료서비스 양극화의 심화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일 ‘건강보험 보장성강화정책 평가보고서’를 통해 2014~2018 건강보험 중기 보장성강화 계획의 효과성과 형평성을 분석한 결과,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본인부담이 50~80%인 선택급여와 분만 전후 상급병실 입원료 50% 지원 등의 정책이 저소득층보다 중산층 이상의 의료비지출 절감 효과를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의 경우 50~80%에 이르는 본인부담을 감당키 어려워서 해당 의료서비스 이용을 포기하는 반면, 중산층 이상의 경우 기존의 비급여 항목에 대해 일부 지원이 이루어져 해당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게다가 취약계층 대책인 본인부담상한제 강화 대책은 법정본인부담금에 국한돼 재난적 의료비(Catastrophic health expenditure) 발생을 차단하지 못하는 등 저소득층의 의료비 과부담 예방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무엇보다 현행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대상자는 전체의 1.05%에 불과하고, 환급 적용을 받은 가구도 연평균 407만원의 적지않은 의료비를 부담하고 있다.
정부는 저소득층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14년 1월부터 본인부담상한제를 기존의 3단계에서 7단계로 세분화해 저소득층(1~3분위)의 상한액 200만원에서 120만(1분위)까지 낮추고 고소득자(10분위)는 4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였다.
예산정책처는 선택진료비 축소 등 3대 비급여 개선 대책은 보장성 강화에 기여했으나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대책은 풍선효과로 보장성 강화 효과가 미흡하고, 질환 및 계층간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풍선효과는 비급여 항목이 급여로 전환돼 수익이 줄어드는 부분을 보전하기 위해 병원들이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2013~2014년 동안 4대 중증질환 관련 125개 항목을 급여화했음에도 2014년의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은 77.7%로 2012년 대비 변동이 없었다. 풍선효과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포괄수가제 확대 등을 통해 행위별수가제의 단점인 과잉진료 가능성을 억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예산처정책처는 “비급여에 대한 모니터링 및 관리를 강화하고, 이를 전제로 의학적 비급여까지 포함한 포괄적 본인부담상한제를 재정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해 연간 24조원이 넘는 민간의료보험 가입 비용 감소 및 질환간·계층간 형평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부담능력 비례 원칙에 부합하는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통한 계층간 형평성 제고 및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직장, 지역가입자 구분 없이 종합소득으로 보험료 부과기준을 단일화하고, 건강보험료 체납자에 대해 소득ㆍ재산 조사를 거쳐 보험료를 면제해주는 등 의료서비스 소외 계층에 대한 대책을 병행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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