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허인회(29·국군체육부대)가 캐디 없이 혼자 캐디백을 메고 라운드를 하면서 홀인원까지 기록했다.
허인회는 20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2라운드에서 캐디 없이 18홀을 돌았다. 전날 1라운드에서 처음 만나 백을 멘 캐디가 이날 오전 늦잠을 자서 못나온 것.
허인회는 혼자 캐디백을 메고 경기를 하기로 마음 먹고 캐디백에서 꼭 필요한 클럽만 남겨놨다. 허인회가 선택한 클럽은 드라이버와 3번 우드, 유틸리티, 5번, 7번, 9번 아이언, 58도 웨지, 그리고 퍼터 등 8개였다. 캐디백 무게를 줄이기 위해 골프공도 3개만 챙겼고 심지어 물도 넣지 않았다.
허인회는 “10번홀(첫홀)까지는 괜찮았는데 11번홀부터 어깨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클럽을 더 빼고 올걸 하고 후회됐다. 게다가 공도 3개 뿐이었는데 13번홀에서 세컨드샷을 해저드에 빠뜨려 공이 다 없어지면 어쩌나 위기를 느끼기도 했다”고 어려웠던 라운드를 돌아봤다.
그러나 허인회에게 행운이 따랐다. 전반서 2타를 잃은 허인회는 후반들어 힘을 내면서 7번홀까지 버디 5개를 쓸어담더니 8번홀(파3)에서는 홀인원까지 기록했다.
허인회는 “홀까지 190야드 정도여서 6번 아이언을 칠 거리인데 빼놓고 와서 난감했다. 7번 아이언은 짧아서 5번 아이언으로 컨트롤하자고 생각했다. 5번으로 컨트롤한 것이 핀 앞쪽에 튄 뒤 쭉 굴러가더니 없어졌다”고 돌아봤다.
허인회는 “사실 혼자 백을 메고 경기하면서 캐디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마지막 9번홀 퍼트할 때는 손이 떨렸다. 마치 4일 경기를 다 하고 바로 다음날 36홀 라운드 한 기분이었다”며 “지난해 군인으로서 우승도 했는데 올해 계속 컷탈락 했다. 전역 날짜도 다가오고 해서 군기가 빠졌다. 정신 상태가 해이해졌다는 말을 주변에서 듣는다. 그래서 경기할 때는 집중했다. 오늘 정말 잘 치고 싶었다”고 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로 최경주 김비오와 공동 6위(오후 4시50분 현재)에 오른 허인회는 “내일 캐디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 된다”며 서둘러 일어섰다.
한편 박상현(33)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4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기록,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박상현은 2주 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상승세를 몰아 시즌 2승과 SK텔레콤 오픈 개인 두번째 우승, 한국프로골프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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