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보험사가 파산하게 되면 내 보험계약은 어떻게 될까?
최근 한국 알리안츠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헐값 매각되는 등 보험업계가 어수선하다.
또다른 보험사의 인수ㆍ합병(M&A)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다 파산하는 보험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험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혹시 내가 가입한 보험사에 무슨 일이 발생했을 경우 내 보험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러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처럼 ’인슈어런스런(보험 대량 해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험사 파산하면...간접적 손해도 고려해야=일부 매각 이슈가 나오는 보험사에 가입한 가입자 가운데는 손해를 감수하고 당장 보험을 해지하려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손해를 감수하고 보험을 해지할 필요는 전혀 없다.
만약 다른 회사에 M&A 됐을 경우 보험 계약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앞서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된 동양생명 가입자들도 계약사항에 전혀 변동이 없다. M&A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험 가입자가 직접적으로 손해보는 일은 없다는 얘기다.
일부 파산한 보험사들의 경우에도 자산부채이전방식(P&A)으로 보험계약을 타 보험사에 이전해 보험계약자에게 피해는 전혀 없었다.
또 예금자보호법으로 은행 예금처럼 5000만원까지 보호 받는다. 그동안 예금자보호 대상에서 제외됐던 변액보험도 오는 6월 23일부터 예금자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최저보장보험금에 한해 예금자보호를 받게 된다.
하지만 보험은 해지환급금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낸 보험료에 못 미칠 수 있다. 통상 보험은 중도 해지시 원금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보험은 이자를 받기 위한 재테크가 아닌 사망이나 질병, 사고 보장과 노후대비 등의 목적을 가진 장기상품이다. 예금자 보호를 받는다고 해도 계약이 소멸되면 금전상의 손해 뿐 아니라, 보험 재가입 여부, 나이 증가 등의 보험요율 증가 등의 손해를 볼 수 있다.
게다가 보험사 구조조정이 심화되면 다른 나라에서처럼 소비자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P&A 방식으로 보험계약을 타 보험사에 넘기면서 이전 계약조건을 변경할 수 없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계약조건을 바꾸거나 보험료를 높이는 등 소비자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떨어지는 RBC비율...새 회계기준 이후 반토막=저축은행의 뱅크 런처럼 인슈어런스런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도 보험사들의 부담이 커지기는 하겠지만 보험의 경우 해약환급금 개념이기 때문에 사업비를 제외한 나머지 적립금만 지급하면 된다. 해약이 많았던 금융위기 시기에도 성장률이 하락했을 뿐 도산위험까지 가진 않았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보험사가 파산할 위험도 낮고 파산했을 경우에도 보험 가입자가 직접적으로 겪게 될 불편함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 연금을 받게 될 20∼30년 뒤까지 남아있을 보험사를 고르는 지혜는 필요해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에 보험 가입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던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BC는 보험사가 파산했을 경우, 보험계약자가 보험금 지급의무를 얼마나 이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RBC가 100%라면 보험금이 모두 지급되고, 150%면 보험금이 지급하고도 50%를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RBC 150%를 의무 규제로 두고 있다.
현재 국내 보험사의 RBC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금감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2015년 12월말 보험회사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을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RBC는 267.1%로 1년 전 292.3%보다 25.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RBC를 도입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생명보험사는 278.3%, 손해보험사는 244.4%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문제는 오는 2020년 부험부채를 시가평가 하는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이 비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적립금이 미래가치로 계산되면서 보험사의 자본이 43조원 급감하고 RBC도 반토막 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