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6일 밝힌 대국민담화는 앞서 그가 집권 이후 세차례 진행했던 담화와 비교해 국민의 협력을 특별히 당부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박 대통령이 중점 추진키로 한 노동ㆍ공공ㆍ교육ㆍ금융 등 4대 부문 개혁은 어느 하나 수월하게 추진할 수 없을 정도로 이해 당사자간 득실이 얽혀 있는 만큼 경제주체와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걸로 풀이된다.
그가 구사한 언어들도 ‘절박한 심정’, ‘절체절명의 과제’ 등으로 국정최고책임자로서 그야말로 긴박감을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엿보인다. 박 대통령은 그간 국민의 협조를 국무회의 등 청와대 공식 회의석상에서 몇 차례 언급하긴 했지만,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담화문에서 좀 더 본격적으로 거론한 셈이다.
▷경제 불확실성과 청년실업에 대한 절박감=박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담화는 ‘경제재도약을 위해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이 압축적으로 보여주듯이 경제재도약을 위해서는 노동ㆍ공공ㆍ금융ㆍ교육개혁이 절실하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청와대는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고는 있지만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제지표도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는 523억9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데 따른 ‘불황형 흑자’였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2013년 8.0%에서 2014년 9.0%로 오른데 이어 올해 6월 현재 10.2%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앞으로 3~4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엔진이 둔화되면서 저성장의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고, 경제의 고용창출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한 것은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노동ㆍ공공ㆍ금융ㆍ교육개혁 등 4대개혁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금 세계 각국이 경제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4대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이루는 데에 경제도약의 해답이 있다고 확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노동개혁과 관련, “노동개혁 없이는 청년들의 절망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통도 해결할 수 없다”며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토대이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열쇠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따라 금년 중 전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완료, 능력과 성과에 따른 공무원 임금체계 개편, 청년들의 중소기업 정규직 채용을 돕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공공개혁과 관련해서는 공공기관의 중복ㆍ과잉 기능 통폐합과 정부예산 개혁, 교육개혁과 관련해선 내년 자유학기제 전면 확대, 수능 난이도 안정화, 그리고 학벌이 아닌 능력을 우대하는 사회 구현을 위한 차원에서 개발한 797개 국가직무능력표준 보급 확대 등의 구상을 밝혔다.
또 금융개혁과 관련해서 크라우드 펀딩, 인터넷 전문은행 등 새로운 금융모델 도입을 언급했다.
▷朴대통령, 대국민 설득 여론전 직접 나서=박 대통령이 국민들을 상대로 직접 설득에 나서는 것은 오는 25일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국정 어젠다로 제시한 4대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 후반기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총선까지 치러지는 만큼 지금 시기를 놓친다면 주요 정책 과제 추진도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과 노동계 등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을 상대로 설득하고 여론을 주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이런 노력은 정부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라며 “모든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고 혁신과 개혁의 동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이 함께 손잡고 동참해 주실 때만이 나라와 가족과 개인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면서 “나라와 개인과 가족의 미래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 협력하며 힘찬 행진을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야당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여당의 노동개혁에 재벌개혁을 내세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전날 경제재도약을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가 파기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재추진할 것과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의 병행을 촉구했다.
노동계 역시 박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노동개혁에 대해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은 박 대통령의 노동개혁에 대해 사용자 입장에서 노동자들의 해고요건을 완화하면서 노동자에 고통을 전가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1998년 노사정위원회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 초대 위원장을 맡았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농성중인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는 등 노동계 설득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후반기 국정화두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개인의 창의성과 능력을 바탕으로 한 창조경제는 전 세계가 공감하는 경제적 대안이자 희망”이라며 “대한민국은 오천년의 전통, 아름답고 독창적인 우리 문화를 통해서 세계 속에서 문화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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