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베이징 소재 모 대학의 중국인 교수에게 “중국이 당면한 문제들을 시진핑이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니 “글쎄요”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지식인으로 분류되는 중국인들 대부분도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시진핑 정권은 중국 공산당 역사상 가장 많은 난제를 떠안고 출발한 정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난제를 해결하려면 과감한 개혁이 절실한 실정이다. 새 지도부에 대한 개혁 기대감은 높지만 이들이 개혁을 제대로 실현할 능력이나 의향이 있는 지는 아직까지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에 망명중인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작가인 위제(余杰)는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이다. 그는 지난 16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가진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을 “마오쩌둥(毛澤東)의 아들같다”고 비판하면서 “정치개혁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위제는 시진핑이 지난해 11월 총서기 취임이후 마오쩌둥의 시를 많이 인용하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거듭 강조했던 것에 주목했다. 그는 “시진핑이 강조하는 이념과 정치수법은 과거 마오쩌둥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면서 “당내에서 자신의 구심력을 높이기 위해 마오쩌둥의 계승자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국민들에게는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매우 위험한 방식을 취하고있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그는 “시진핑이 내놓은 반부패, 반낭비 캠페인은 신중국 건국 직후 마오쩌둥이 한 것을 그대로 흉내낸 것이다”면서 “개혁을 입으로 계속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저널(WSJ) 등 서구언론들도 “시진핑 체제의 가장 큰 과제는 공산당 일당지배의 유지에 있다”면서 “권력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개혁파인 왕양(汪洋) 전 광둥(廣東)성 서기가 탈락한 것은 개혁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대다수 전문가들 역시 시진핑이 공산당의 권력독점을 건드리는 근본적 개혁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자신도 기득권층인 태자당 출신이고 무엇보다 자신이 문화대혁명 당시 정치적 혼란상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체험했기 때문이다. 대신 시진핑은 부패와의 전쟁을 강화하면서 민생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분야에선 제도개혁 등을 추진하되 정치적으론 보수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계에 도달한 과거 30년의 중국 모델과 결별하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중국의 지도자들은 잘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개혁보다도 더 필요한 것이 ‘안정’이란 것도 알고있다. 때문에 과감하고 급격한 쪽이 아닌 신중하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개혁이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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