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김성호(가명ㆍ54) 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술에 빠져 살았다. 고교 중퇴 후 일용직 근로를 전전했고 벌어들인 수입은 모두 술값 등 유흥비로 탕진했다. 그러던 중 알코올 중독 전문 병원인 카프병원에 들어가게 됐다. 다른 시설처럼 강제적인 치료가 아닌 자율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에서 김 씨는 희망을 봤다. 4년의 시간이 흘러 김 씨는 재활과정을 거쳐 지금은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장애인 아동을 보조하는 사회활동도 하고 있다.

이런 김 씨에게 희망이 됐던 카프병원이 폐업 위기에 놓였다. 한국주류산업협회의 지원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카프병원은 지난 2004년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가 주류산업협회의 지원을 받아 경기도 고양시에 세운 알코올중독 치료재활연구 전문병원이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노조는 카프병원이 27일 여성병동, 다음 달 중순께는 남성병동의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설립 당시 한국주류산업협회는 매년 50억 원을 병원 운영비로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2011년 협회는 지원을 중단했다.

협회 측은 카프병원이 치료목적이 아닌 예방활동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방활동에 중점을 둬야 지원할 수 있는데 현 상황에서는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카프병원 측은 치료뿐만 아니라 연구, 예방 등 각 분야별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지원금을 중단한 것은 카프병원을 음해하려는 주류협회의 음모라고 맞서고 있다.

정철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분회장은 “국내유일의 개방병동형태로 운영되는 카프병원이 없어지면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공익적 차원에서 카프병원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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