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빈 필, 베를린 필은 알잖아요. 서울시향이란 이름도 10번째로 언급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신임 대표이사는 취임에 대한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1일 서울시향은 지난 1년 간 공석이었던 수장 자리에 박현정 대표를 맞이했다. 재단법인 출범 이후 첫 여성 대표다. 박현정 대표는 서울대 교육학과, 하버드대 사회학 석ㆍ박사를 마쳤고 삼성화재에서 손해보험업계 여성 최초 임원을 지내기도 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삼성그룹 인력개발원 등에서 조직과 여성, 인재개발 전문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6~7년간 IR(기업설명활동)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고객관리(CRM)업무도 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계에서 13년간 있기도 했던 다양한 그의 경력 때문인지 서울시향의 조직 정비와 체계화에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박 대표는 “내부체계를 정비하고 어떻게 얘기해야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경험이 있고 S&P(신용평가기관)에서 평가도 받아봤다”며 “서울시향이 문화계에선 세계적인 표준의 가장 정비된 조직(모델)이 될 수 있다면 보람일 것”이라고 했다. 손익계산에 철저한 기업과 달리 연주단 손익분석, 사후관리, 사후평가 등의 부분이 취약하다는 점도 파악했다.
프로그램과 수익창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유료티켓판매율이 92%에 이르는 점에도 주목하며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2~3회 반복공연도 하고 그 전에 시뮬레이션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티켓판매율이 저조한 ‘아르스 노바’ 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컸다. ‘아르스 노바’는 현대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유망한 국내 신진 작곡가들의 해외 진출도 돕는 등 인재개발의 기능도 한다. 박 대표는 “어려운 여건인데도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R&D처럼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동북아지역에서 유일한 현대음악 프로그램이고 클래식 한류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펀딩과 전용홀 건립, 역사책 발간, 50대 이상 실버 인력 활용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박 대표가 임기 동안 목표하는 것은 “공공 기관에 투명성과 효율성, 합리성을 도입해 어느 누가 대표를 맡더라도 업무가 원활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단원 평가와 실력향상은 전적으로 정명훈 예술감독에게, 자신은 경영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대표이사직 추천을 받고 망설였지만 정명훈 지휘자를 만나고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순수함에 의지를 갖게 됐다.
박 대표는 “서울시향이 너무 운좋게도 좋은 자산(정명훈, 성시연, 진은숙)을 보유하게 됐는데 모든이의 역량이 100% 꽃피게 될 수 있다면 멋있는 일일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성시연 부지휘자, 진은숙 상임작곡가와 함께 서울시향을 이끄는 여성 대표로서 3년의 임기를 조직경영에 전념할 예정이다.
문영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