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용산역세권개발의 디폴트(부도)가 초읽기에 몰렸다.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1,2대 주주간 경영권 다툼에 따른 잇따른 자금조달 계획 무산으로 다음달 부도 사태를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용산역세권개발 안팎에서 대승적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만 파국을 자초하려는 듯 양측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은채 여전히 칼끝을 세우고 있다.

자산위탁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이 최근 민간 출자자들의 미래청산자산 잔여분 3073억원을 담보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 계획을 밝힌 가운데 7일 이를 논의하기 위한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이사회를 개최한다. ABCP 발행은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이 무산될 경우 코레일로 부터 받을 수 있는 토지대금 등을 담보로 내세울 만큼 절박한 처지에 몰린 민간 출자자들의 마지막 카드다.

이사회는 이날 제3자배정 방식의 전환사채(CB) 발행건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주주배정 방식으로 25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추진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주주 지분율과 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게 된다. 벼랑 끝에 몰린 출자자들이 내놓은 최후의 대책이란 점에서 무난히 이사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사진 10명 가운데 코레일 측 인사 3명을 제외한 7명이 민간 출자사 측 관계자로 구성되면서 과반 찬성 의결도 가능하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 다음 부터다. ABCP 발행을 위해서는 사업부지 환매권을 가진 코레일로 부터 토지대금 반환 확약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코레일은 완강히 거부 의사를 밝히는 상황이다. 앞서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정상화 차원에서 지난 2010년 랜드마크빌딩 매입 결정을 내리고 1차 계약금 4342억원을 지불했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 무산시 청산금액이 ABCP 발행규모를 넘어서는 셈이다. 반환 확약서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AMC측은 “랜드마크빌딩 계약금은 사업권을 코레일에 담보로 제공하는 조건아래 사업비로 지불한 것”이라며 “사업이 무산돼도 반환하지 않는 돈”이라고 주장했다. 코레일은 이에 대해서도 “랜드마크빌딩 매매계약이 해제될 경우 계약금을 되돌려 받는 건 민법과 매매계약 해석에 있어서도 자명하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AMC 관계자는 “ABCP 발행 등 자금조달 계획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는 데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코레일의 반환 확약 동의 여부”라며 “코레일의 변화만 바라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코레일의 입장은 확고하다. 코레일 관계자는 “반환확약 동의가 추가 담보제공이 아니라는 논리는 민간출자사들의 입장일뿐”이라며 “이사회 당일 논의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CB 발행도 힘겨워 보인다. 당초 코레일은 랜드마크빌딩 계약시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나 CB 발행을 계약조건으로 내걸고지난 2011년 10월 1차로 150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이어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2500억원 상당의 CB 발행을 추진했지만 청약자가 없어 무산됐던 경험을 갖고 있다. 조달 방식을 바꿔도 어느 정도의 자금이 확보될지 알 수 없다는 게 용산역세권개발 안팎의 시각이다.

한 민간출자사 관계자는 “사업성 판단이 극과 극으로 다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나서서 매듭을 풀지 않는 이상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은 순항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AMC 사업비 잔액은 5억원 정도로, 오는 3월 160억원의 금융비용ㆍ설계비 납입을 하지 못하면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게 된다. 7일 열리는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이사회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