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앞두고 부처마다 뒤숭숭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업무보고를 앞두고, 부처마다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대로 대수술이 예고된 부처마다 ‘불안’ ‘자신만만’ 등 입장 차이가 확연하다.

▶교과부 ‘자신만만’=교육과 과학이 분리될 것이 유력한 교육과학기술부는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빨리 받게 해 달라”고 요청을 하는 등 자신만만한 기색이 역력하다. 박근혜 당선인의 교육ㆍ과학 공약이 기존 정부에서 추진해 온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강화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과학을 분리해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다른 부처보다도 업무보고가 빨리 이뤄져 빠른 시일내 협의가 필요하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교육ㆍ과학 융합이 지속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해체 대상 1순위로 꼽히는 방송통신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인수위 업무 영역이 경제2분과(통신)와 문화(방송)로 쪼개지는 수모를 겪긴 했지만, ‘방통융합’이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정치권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오는 까닭이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방송정책을 담당하는 방송위원회 출범과 정보통신융합(ICT) 전담 부서의 신설로 오히려 조직이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에 넘겨줬던 콘텐츠 육성 사업까지 신설 부서로 가져오는 것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8일 오후에 있었던 방통위의 비공식 인수위 사전 업무보고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방통위 사람들이 부쩍 바빠진 모습”이라며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정보통신의 융합을 수차례 강조한 만큼, 방통위가 이름만 바꾼 채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지경부 ‘불안’=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는 위상 약화를 우려해 불안한 눈치가 역력하다. 특히 국토해양부는 권도엽 장관을 비롯한 조직내 인사들이 줄곧 해양수산부 부활에 반대 의견을 밝혀 온 만큼 해양수산 분야 업무의 융ㆍ복합적 수행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가 부활하더라도 기존에 국토부가 담당해 온 업무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끔 조율하는 일이 주요 임무가 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차기 정부조직 개편 시 가장 불안한 조직 가운데 한 곳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이 확실시 되면서 과거 정보통신부 산하 조직이었던 관련 과들의 분리는 기정사실화된 상황. 여기다 전국 조직망을 갖추고 알짜 수익까지 내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도 위험하다. 이미 방송통신위원회,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이 조직개편 때 자신들 품으로 가져오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경부도 우정사업본부를 우정청으로 승격시켜 소속 외청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우본 사수에 나선 상황이다.

▶재정부 ‘뒤숭숭’=현 정부에서 기획예산처를 흡수하며 대형 부처로 거듭난 기획재정부는 장기전략과 예산(미래창조과학부), 국제금융(금융부) 등의 업무가 부처 신설과정에서 쪼개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다만 박 당선인이 ‘정책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경제부처 맏형에 걸맞는 역할이 주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없지 않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경제정책을 총괄 지휘할 수 있는 부처의 필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느긋’=조직개편을 앞둔 금융위원회는 느긋한 편이다. 지난 대선 때만 해도 기획재정부로 다시 흡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박근혜 후보 당선이후 기존 국내 금융정책에 국제금융 기능이 합쳐지는 가칭 ‘금융부’ 신설 쪽에 무게 중심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1급인 정은보 사무처장이 발탁된 것도 호재다. 정 사무처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금융전문가로 금융정책 강화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논리적으로 피력할 것으로 금융위 측은 기대하고 있다.

양춘병ㆍ박영훈ㆍ최정호ㆍ윤정식ㆍ백웅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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