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1. 2012년 2월 어느 날, 저녁 5시 20분경 22세의 남성 피자 배달원이 오토바이 배달 중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돌 후 환자는 튕겨나가 충돌한 차량 아래에 깔렸다.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구조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현장에 도착한 당시 이미 의식,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구조 후 현장에서부터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병원 도착 시까지 호흡, 맥박,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다. 병원 진료 및 검사에서는 차에 깔리면서 생긴 찰과상이 가슴과 배에 남아 있었고, 갈비뼈가 여러 개 부러졌으며, 대량 혈흉(가슴내부의 장기 손상으로 인해 과다 출혈이 발생하고 폐 주변에 피가 차서 폐를 압박하는 상태) 및 심각한 폐 손상이 밝혀졌다. 응급실에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응급 처치를 시행했지만 결국 환자는 사망했다.

#2. 오토바이로 배달하던 중 미끄러졌다. 사고 당시에 의식소실이 있었고, 헬멧은 쓰고 있지 않았다. 이 사고로 얼굴 및 두개골에 골절과 뇌출혈이 발생해 중환자실 및 일반병실에 15일간 입원한 뒤 퇴원했다.

이들 음식점 배달원이 오토바이 안전 운전과 관련해 사전에 충분한 교육을 받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부상이 그리 심각하지 않았을 수 있을 것이다.

박주옥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응급의학과 연구교수가 안전보건 연구동향 신년호에 게재한 ‘음식ㆍ숙박업 종사자의 업무 중 교통사고’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사고를 당한 음식점 배달원의 대부분이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서울 및 지방의 10개 표본 병원 응급실에 방문한 직업성손상 환자 가운데 음식 및 숙박업 종사하면서 교통사고를 당한 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2%가 연간 1회도 안전교육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우 97%가 오토바이 탑승 중 사고를 당한 경우였다. 하지만 오토바이 배달 업무의 기본적인 안전조치인 안전모 착용과 관련해서 사고자의 32%는 안전모를 지급받지도 않았으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절반 정도만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 결과 사고 발생으로 인한 손상부위도 머리가 많았다. 하지손상이 35명에서 발생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머리손상이 30명에 달했다.

박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교통사고는 교통관리법에 의한 예방 및 사후 조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산업안전 영역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이번 분석결과에서 보듯이 음식ㆍ숙박업 종사자의 경우 배달 자체가 주요한 업무일 수 있기 때문에 직업성손상이며, 예방 및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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