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일본의 국민걸그룹 AKB48의 인기 멤버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 국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AKB48의 멤버 이타노 토모미(板野友美ㆍ22)는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http://ameblo.jp/xanadu11/)에 팬들을 향한 신년인사와 함께 신사 참배 소식을 알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 이타노 토모미는 “2013년은 왠지 굉장히 좋은 해가 될 것 같아요. 근거없는 자신감(웃음). CDTV를 끝내고 파루루(시마자키 하루카의 애칭)와 첫 참배를 갔습니다. 굉장히 추웠지만 새해 첫 운세로 ‘여유를 가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라는 글을 받았다”면서 2013년은 ‘대길’이라면서 기뻐했다. 이어 “어제(2일)는 가족과 참배를 했고, 거기서도 행운(이 따랐다)...”이라면서 “정월부터 올 한해가 재미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는 내용을 덧붙이며 신사참배 소식을 알렸다.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이타노 토모미가 새해 첫날 참배한 곳은 바로 야스쿠니 신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이타노 토모미는 AKB48의 멤버인 시마자키 하루카(島崎遥香ㆍ19)와 함께 TBS ‘CDTV’ 녹화를 마친 뒤 야스쿠니 신사로 향했다. 두 사람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뒤 그 곳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들은 이타노 토모미의 블로그와 페이스북(tomomiitano) 등지에 올라왔다.

두 사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소식은 급기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까지 등장, 일본의 국민걸그룹 멤버들의 행동에 누리꾼들은 다소 격앙된 반응을 비추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의 전범들이 합사된 곳으로, 야스쿠니에는 군국주의자 도조 히데키(1884~1948) 전 총리를 비롯해 2차대전 A급 전범 위패가 합사됐다. 이 같은 이유로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참배 여부는 노상 정치적 쟁점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에는 고이즈미 총리가 이 곳을 참배해 동아시아 국가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으며, 아베 총리 역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에 대한 존경과 숭배는 어느 나라 지도자도 하고 있다. 총리 재임 시절 참배하지 못해 매우 한스럽다”는 말로 야스쿠니 참배 의사를 밝힌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때문에 AKB48의 열혈팬을 자처하는 한 누리꾼은 자신의 포털사이트 블로그(only****)에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일본 연예인을 좋아하며 이 사람이 우익발언을 하면 어쩌지, 뭘 모르고 헛소리를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늘 하고 있었는데 이런 초대형 사고가 터질 줄은 몰랐다”면서 “이전부터 일본 웹에서 ‘야스쿠니 신사에서 토모찡과 파루루를 봤다’는 제보가 있어 한국팬들은 마음을 졸였는데 정말로 야스쿠니 신사에 갔다”고 적었다. 이어 “두 멤버가 답없는 우익이든 야스쿠니 신사에 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애들이든 상관없이 이건 용납이 안된다”면서 “파루루 오시(推しㆍ특별히 편애하는 멤버를 일컫는 말)였는데 진심으로 오시 못하겠네요. AKB 자체에 정떨어지려고 한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들 역시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무슨 의미인지는 아는 걸까”라거나 “이번 참배는 너무 위험한데”라는 반응으로 의아해했고, “둘 다 좋아하는 멤버였는데 짜증이 확 난다”거나 “두 멤버가 48사단에 먹칠을 했다”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그런가 하면“멤버 중에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시아에서의 쿨재팬 프로젝트가 제대로 될 수 있겠냐”고 비꼬는 반응도 있었다.

이타노 토모미는 48명의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 AKB48에서 인기순위 넘버8에 해당하는 멤버로, 일본여성들은 이타노 토모미를 ‘성형해서라도 닮고싶은 얼굴’로 꼽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일본에서 ‘CM퀸’으로 꼽혔다. 이타노 토모미는 우익정당인 자민당의 지지자로 과거 도쿄 도지사 선거의 캐릭터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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