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복귀 EBS라디오 ‘모닝스페셜’ 이보영 강사

“이제 아줌마가 다 되어서 수다하듯 방송해요.”

EBS라디오(FM 104.5㎒)의 간판 영어 프로그램 ‘모닝스페셜’(매주 월~토요일ㆍ오전 8~10시) 안방마님 이보영(47·사진)이 9년 만에 돌아왔다. 밝고 낭랑한 목소리는 여전하다.

그는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모닝스페셜’을 이끌며 EBS라디오 사상 처음으로 2000년 한국방송대상 우수라디오프로그램상 수상을 안긴 주역이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문제풀이식 영어교육 프로그램 일색이던 당시에 원어민 강사와 함께 영어로 진행하는 토크쇼는 보다 수준높고 재미난 방송에 목말라하던 청취자의 갈증을 풀어주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프로그램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성대결절이 왔는데도 항생제를 처방전보다 두세 배씩 더 먹고 했으니까요. 어느새 큰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아버님도 아프시고 이건 아니다 싶었죠. 제가 이래뵈도 ‘종부’랍니다. 아들은 3대인지 4대인지 독자예요.”

이보영 영어강사<br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이보영 영어강사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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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이보영 영어강사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이보영 영어강사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이보영은 자녀교육 등 개인문제로 한동안 진행석을 떠났지만, 개편이 있을 때마다 EBS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저는 영어강사이지 방송인이 아닌데도, 저를 아직도 기억해주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너무 감사하죠.”

그는 10년간 방송하면서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을 절실히 느낀 듯했다.

“매일 생방송하면서 청취자와 상호작용이 일어나죠. 이 프로를 주경야독하는 어떤 분은 신문사 공모전에 당선돼 프로작가로 데뷔했다고 책을 보내주시기도 하고, 어떤 시각장애인은 방송분을 녹음해 전체를 다 외어 리포터가 되겠다고 오기도 하고요.”

그는 봄개편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원어민 강사 리치 스캇 애쉬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방송분량이 한 시간에서 두 시간으로 늘었고, 요일별 코너도 대폭 늘었다. 스크린, 스포츠, 초대석 등이 곁들여졌다. 옛 인기와 명성을 되찾는 일은 만만치 않다. 방송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지금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세계 각 언어로 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고, 지상파 라디오엔 24시간 영어채널도 생겼다.

“정말 어려워졌어요. 당시엔 우리같은 프로가 많지 않았는데 요즘엔 많아져서 한국말을 어느 정도 넣어야 할지도 딜레마예요. 우리는 영어를 위한 영어공부가 아닌, 내 생활을 위한 영어로 잡았어요. 소소한 일상생활의 팁을 주고, 휴식코너도 넣어서 청취자가 으쌰으쌰 기운낼 수 있게 했어요. 청취자층을 확장시키는 데 일조했음 좋겠습니다.”

그는 자신은 청취자를 대신해 궁금한 걸 물어보는 역할이라고 낮췄다.

“저는 좋은 강사라기보다 영어를 참 잘 배우는 사람이에요. 내 옆에 원어민이 있으니 대신 물어봐주는 거죠. 영어공부를 할 땐 중간에 교정받는 걸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면 안돼요. 또 왜 배우는지 목적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야 하고, 서둘지 말고 끈기있게 해야 해요.”

그는 또 “이렇게 영어교육에 돈을 많이 쓰는 나라가 없는데, 또 한편 영어교육에 이렇게 진지하지 않은 나라도 없다. 사실 TV나 라디오를 그냥 보고 듣는 건 공부가 아니다. 집중해서 제대로 해야 한다”고도 했다.

스타 영어강사의 자녀교육은 어떻냐고 묻자 그는 “아들이 방정식좀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