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프로그램 물량 3조원 남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청산 압력 이번주 4월 옵션만기일 겹쳐 만기와 무관 변동성에 대비해야
지정학적 리스크에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유가증권시장이 강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8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여전한 매도세에 힘겨운 상황이다.
시장전문가들은 ‘대북 리스크’가 기업 실적이 아닌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저점 매수에 나설 것을 권하지만 문제는 저점에 대한 기준이다.
북한 도발과 외국인의 투자심리 모두 예측이 어려운 변수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의 매도 여력을 3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들어온 프로그램 매수 차익 잔고물량이 적어도 3조원 이상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들어왔을 당시 원/달러 환율이 1127원임을 감안하면 최근 움직임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로 베이시스 역시 방향 예측이 어렵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장 시작 이후 상승 압력을 받으며 1138원대를 터치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투자에 나선 시점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들고 있는 매물 가격이 떨어지는 것과 다름없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청산 압력을 느끼는 까닭이다.
실제로 지난 5일 장 마감 1시간여 전부터 원/달러 환율이 갑작스레 오르면서 외국인의 차익 매도물량은 200억원에서 50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고, 이에 지수도 주저앉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순히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환율 움직임 등 시장의 판을 새로 짤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 차익 잔고에 쌓인 청산 가능물량은 3조3000억원”이라며 “환율은 이미 청산 범주에 들어갔고, 베이시스는 여유가 있지만 현물시장에 방어선이 없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도 매도세로 돌아서고, 최근 연기금이 담은 종목도 대형주가 아닌 중소형주여서 설사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프로그램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우리 시장에 긍정적이지 않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핵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배당금 송금 수요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 등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이 최근 5거래일간 1만5720계약에 달하는 선물을 매도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매도 규모가 줄고 있지만 투자 방향성을 바꾸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선물 매도와 더불어 비차익 프로그램을 통해 대규모 현물 매도에도 나서고 있다”면서 “4월 옵션 만기가 4거래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만기와 무관하게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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