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연기로’ 탄생”이라는 평을 들었다. ‘연기’ 첫 도전으로 합격점을 얻었고,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웠다.
걸그룹 달샤벳의 멤버가 아닌, ‘아영’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아영은 최근 종영된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을 통해 연기자로 변신했다. 미스공이라는 인물로 분해 극에 감초역할로, 무대 위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드라마는 무사히 종영을 맞았고, 아영은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톡톡 튀는 캐릭터인 만큼 화사한 의상과 껌을 씹는 설정, 그리고 무슨 말을 하든지 거침이 없는 20대 초반 여성을 잘 표현해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최근 SBS 새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도 캐스팅돼 촬영에 한창이다. 연이은 드라마 출연 소식에 아영에게 쏠린 스포트라이트도 상당하다.
달샤벳, 그리고 연기자로서 도약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오디션, 수차례 낙방..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가 ‘광고천재 이태백’에 출연하기까지의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그 전부터 수차례의 오디션을 봤고, 매번 낙방하는 실망감을 맛봤다.
“수차례 오디션을 봤죠. ‘광고천재 이태백’ 전까지는 모두 떨어졌어요. 그래서 기대도 없었어요. 이전과 달랐던 것을 꼽자면 ‘절실함’을 보여드린 것이었죠. 그렇게 마음을 먹고 오디션을 봤고,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웃어주시더라고요. 합격한 뒤에 들어보니 당시 저의 ‘용기’가 눈길을 끌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뭐라고 했느냐고요? ‘열심히 하겠다’, 그리고 ‘달샤벳을 살려야 한다’고 소리쳤죠(웃음)”
기다림 끝에 ‘광고천재 이태백’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극중 미스공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당당함과 패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토록 기다리던 ‘연기돌’ 입문은 그를 한층 성숙하게 만들었다. 절실함을 안고 시작한 연기라는 장르는 감사함까지 느끼게 했다.
“처음에는 무서웠죠. 가수가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선입견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스태프, 선배님들이 정말 잘해주셨어요”
그 중에서도 고창석과 한선화는 더욱 든든한 힘이 됐다.
“고창석 선배님께서 ‘배우는 말하는 직업이 아니라, 듣는 직업이다’고 하시며 ‘듣고, 감정을 표현하면 된다’고 조언해주셨어요. 마음 속 깊이 남더라고요. 딸처럼 잘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걸그룹 시크릿 한선화도 ‘광고천재 이태백’으로 첫 정극 연기에 도전했다.
“선화 언니 역시 참 든든했어요. 같은 가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더라고요. 첫 작품이라 서로 쉴 때 맞춰보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사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가까워 졌죠”
무엇이든 ‘처음’이 주는 기억은 강렬하다. 아영도 연기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은 ‘광고천재 이태백’이 안긴 따뜻한 기운을 오랫동안, 아니 어쩌면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광고천재 이태백’의 촬영 환경은 정말 좋았어요. 정이 많이 들어서 마지막 촬영 날 눈물을 보였죠. 감독님을 비롯해서 모든 스태프들이 잘해주셔서 끝까지 힘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좋았던 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죠. 연기에 대한 부분은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닌 것 같고요(웃음). 함께 한 모든 분들이 보고 싶을 것 같아서 울었어요”
# 달샤벳, 관계 소원? 언제나 첫 번째!
드라마 촬영을 시작함과 동시에 달샤벳 멤버들과 만나는 횟수는 전보다 줄어들었다. 촬영 현장이라는 것이 매번 같은 시간, 정확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닐뿐더러, 짧은 촬영일지라도 실제 이뤄지는 시간은 두 배 이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샤벳은 잠시 휴식기에 돌입한 터라 더욱 그랬다.
“저에게 첫 번째는 ‘달샤벳’이에요. 개인적인 스케줄을 하면서도 멤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죠. 앞으로도 좋은 무대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해요”
아영은 여전히 ‘달샤벳의 아영’이었고, 항상 그 것이 우선이다.
“‘광고천재 이태백’의 촬영을 하면서 달샤벳의 공연 스케줄이 종종 있었는데, 몸은 피곤해도 꼭 참여했어요. 멤버들과 팬들을 보니까 힘이 나더라고요. 떨어져 있는 시간이 생기다보니까 멤버들에 대한 애틋함이 더 커진 것 같아요”
다음 달, 달샤벳이 컴백을 한다. 아영 역시 많이 기대하고 있으며, 촬영 중에도 틈틈이 녹음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끼리 재미있게 한다면 보는 분들도 즐거워하실 것이라고 믿어요. 자신감도 점점 커지고, 결속력도 강해지죠. 콘셉트 회의에 멤버들도 꼭 참석합니다. 모든 멤버들이 토론을 좋아해서요(웃음). 회의 때도 적극적이에요”
# 장옥정, 두 번째 도전..성장하는 그날까지
두 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는 아영. 대중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마음가짐도 결연해졌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촬영 중인데요, 달라진 점은 ‘광고천재 이태백’ 촬영 때보다 더 빨리 적응한 것 같아요. 의견을 말하기도 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변했죠. 한복을 입는 것도 재미있어요. 신분이 높은 역할이라(웃음), 예쁜 한복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요. 정통 사극이 아니다보니, 말투 역시 많이 딱딱한 편이 아니에요”
그가 맡은 역할은 이순(유아인 분)의 유일한 누이 명안공주로, 애교가 넘쳐 궁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는 어리광쟁이 캐릭터다.
“명안공주는 얄밉고, 장옥정을 괴롭히는 역할이에요. 하지만 그의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죠. 유일하게 장옥정을 드러내어 놓고 미워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해요. 책에 보면 극단적인 표현들도 많이 나오는데, 드라마에선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아영은 벌써 4번이나 읽었다.
“어설프게 표현하면 작품에 누가 될 것 같아서요. 무엇보다 명안공주가 장옥정을 미워하는 이유, 시청자들 역시 그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도록 잘 표현하는 것이 저의 몫인 것 같아요”
연기 경력 20년차 이상 된 베테랑 배우들도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 연기라고들 한다. 이제 두 작품 째에 돌입하는 그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건 어쩌면 가혹한 처사다.
“한 번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에서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장담은 못하겠어요. 하지만 전작에서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고, 더 공부를 많이 하겠다는 각오는 돼 있습니다”
달샤벳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그이지만, 앞으로 연기를 해나가는데 있어서 ‘가수’라는 타이틀이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 도전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는 요즘이기도 하고.
“물론 비교가 자연스럽게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것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누구와 비교되겠다는 걱정보다는 ‘어색하지 않았겠지’라는 고민이 더 커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주관이 뚜렷한 20대의 표본.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아영은 그랬다.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그의 쾌활함이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앞으로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그룹으로 성장해 있길 바라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열심히 해야겠죠”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사진 김효범작가(로드스튜디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