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예전에는 이런 결과에 자존심이 상해 죽고 싶었겠죠, 그런데 죽을 순 없잖아요. 옥정이처럼 살려고요.”

김태희가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기자간담회에서 초반 연기에 대한 혹평과 시청률 저하 등에 대한 생각을 묻자 털어놓은 말이다. 김태희는 이 질문 하나에 무려 8분간이나 대답했다. 뭔가 맺혔던 게 많았던 모양이다.

장옥정을 연기하는 김태희는 “1회 이후에 시청률이 하락해 당황했다. 그 정도로 안나올 줄은 몰랐다. 나는 그전에는 이렇게까지 시청률이 안좋았던 드라마가 없었다”면서 “저에 대한 평가도 안좋았고, 가혹하다는 생각도 들고 좌절도 했다. 밤샘 촬영하고 돌아왔는데 시청률까지 뚝 떨어져 정말 힘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태희는 “하지만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해야겠다 하면서 옥정이가 된 거죠. 장옥정의 대사에도 ‘나한테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절대 내손에서 희망을 놓지 않겠다'는 말이 있다. 무너지는 게 아니라 옥정이처럼 치열하게 극복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태희는 “아직 큰 성과를 낸 건 아니지만, 바닥을 쳐봤기 때문에 부담은 덜하다. 하지만 이제 반밖에 오지 않았다”면서 “장옥정의 악독한 면이 나올 것이다. 옥정은 악독하기만 한 건 아니라서 이해될만하다. 변화하는 옥정을 기대하면 재미있을듯하다”고 기대감을 주기도 했다.

김태희는 “옥정이는 천한 신분에서 자라 사랑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끼부릴 줄 모르는 아이였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단단해지고, 독해지기도 하고, 변화해가는 모습을 설득력있게 보여주려고 한다”면서 “장옥정은 처음부터 악녀는 아니었고 선인과 악인을 이분법적으로 표현하고 싶지도 않았다.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이게 너무 힘겹다. 주위의 방해와 수모가 많다. 그래서 연인을 쟁취하기 위한 묙망이 생겼다. 이 사람 을 사랑한 죄밖에 없는데, 그러니 싸워야 된다. 갑자기 악녀가 되는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고 말했다.

김태희는 장옥정이 악인이 되는 계기가 충분히 있었다고 했다. 민효중의 터러에 당한 장옥정이 “세상을 발아래에 두고 부셔버릴꺼야”라고 말하는 게 터닝포인트라고 했다. 시어머니인 김 대비는 옥정이에게 불임약을 먹이려 하고, 옥정이 임신을 하자 말에서 떨어지게 해 유산하게 만든다. 장옥정이 분노하게 된 단계별 계기다.

김태희는 “내가 남인인 조사석 대감을 베갯머리송사로 요직에 앉힌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숙종에게는 필요한 사람이다. 악행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전에는 장옥정이 처음부터 표독한 것으로 나온 것 같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이용해 먹을 수가 있나? 나도 나중에 왕을 속이지만, 그래서 죄책감, 불안이 있지만 옥정이의 변하는 감정만은 설득력 있게 그리고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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