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반독점법을 위반해 시장질서를 교란한 혐의 등으로 6개 해외분유업체에 사상 최대 규모인 6억7000만위안(약 1224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외국산 분유 브랜드에 대한 공격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겐 ‘기회’로 작용하겠지만 역으로 외국산 분유 가격 하락을 유도해 오히려 외국산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6개 업체들의 벌금 액수를 보면 미국계 미드 존슨이 2억3080만위안(약 421억원)으로 가장 많고 프랑스 다논 1억7200만위안(약 314억원), 홍콩 바이오스타임 1억6290만위안(약 297억원), 미국 애보트 7000만위안(약 128억원), 네덜란드 프리슬랜드 캠피나 480만위안(약 9억원), 뉴질랜드 폰테라가 400만위안(약 7억원) 순이다.

이같은 과징금은 중국이 반독점법을 도입한 2008년 이후 사상 최대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이번 과징금 부과에는 토종 브랜드를 키울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숨어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중국 관영언론들은 뉴질랜드 유제품 원료의 박테리아 검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외국산 분유 브랜드를 공격하고 있다.

수도경제무역대학의 장저중(將澤中) 교수는 8일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에서 “외자기업들은 중국 소비자들이 외제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점을 악용해 고가격· 저품질의 제품을 판매해왔다”면서 “정책과 처벌을 강화해 그들에게 책임을 짊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로컬업체들도 소비자들의 해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오히려 외국계 분유 가격이 하락해 해당 분유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실제로 상당수 외국계 분유업체들이 담합혐의를 인정하고 가격인하 조치를 취했다. 다논과 네슬레가 20%, 미드 존슨이 15% 각각 가격을 내렸다.

베이징의 한 컨설팅 전문가는 “국산 브랜드가 다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는 시기상조”라면서 “고가의 외제 분유 가격이 내려가 국내 토종 분유 가격과 비슷해지면 소비자들은 외국계 기업의 분유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