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예능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한 MBC ‘무릎팍도사’가 결국 폐지된다. 방송 6년 7개월 만, 오는 22일 마지막 전파를 탄다.
‘무릎팍도사’의 역사는 강호동의 역사였다. 2007년 1월 ‘황금어장’의 인기코너로 첫 방송을 시작한 ‘무릎팍도사’는 대중문화계는 물론 정치, 경제인사까지 아우르는 초특급 게스트들을 초대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무릎팍도사’의 위기는 ‘강호동의 위기’와 함께 왔다. 2011년 9월 탈세 의혹을 받던 강호동이 잠정은퇴를 선언하며 ‘무릎팍도사’ 역시 휴지기에 접어들었다. 강호동을 대체할 무릎팍도사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프로그램은 지난해 11월 다시 찾아왔다.
‘무릎팍도사’가 자리를 비웠던 1년 2개월 동안 방송가 예능환경은 달라졌다. 2011년 7월 첫 방송한 SBS ‘힐링캠프’가 토크 프로그램의 왕좌를 차지했다. ‘힐링캠프’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을 불러모으면 타의 추종을 불가하는 섭외력을 보여줬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무릎팍도사’는 탄력을 받아야할 때 김이 빠져버린 상황이 됐다”며 “명사 출연 토크쇼라는 인식이 ‘힐링캠프’로 바통을 넘겨준 이후 ‘무릎팍도사’는 출연자 섭외에도 어려움을 겼었다”고 했다.
방송을 재개한 이후 톱배우 정우성을 시작으로 워쇼스키 남매, 초난강 등 ‘무릎팍도사’에도 다양한 게스트가 거쳤지만, 섭외력은 나날이 미약해졌다. 대어급 게스트가 등장해도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깊이있는 이야기도 뜸해졌다. ‘무릎팍도사’는 이 때 외적인 요소에서 변화를 꾀했다. 제작진을 교체했고, 유세윤과 올밴 우승민의 하차 이후 강호동과 같은 소속사인 SM C&C의 이수근 장동혁이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응은 지지부진했다. 문제는 ‘힐링’과 ‘독설’로 양분됐던 토크쇼의 세계에서 ‘무릎팍도사’가 선점한 위치가 애매했고, 강호동에게선 이전과 같은 ‘호랑이 본능’의 기선제압도 눈에 띄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무릎팍도사’를 식상하거나 심심한 1인 토크쇼로 여기게 됐다.
하 평론가는 “이미 예능가에서 토크쇼 시장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 됐다. 대세는 리얼예능이고, 토크쇼는 하나면 충분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무릎팍도사’의 휴지기동안 대한민국 토크쇼 1인자의 위상을 ‘힐링캠프’가 차지하며 ‘무릎팍도사’는 설 자리를 잃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릎팍도사’의 폐지는 강호동에게도 큰 타격과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복귀 이후 출사표를 던졌던 KBS2 ‘달빛프린스’도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됐고, SBS ‘맨발의 친구들’도 애국가 시청률 수준이다. 장수 프로그램 ‘스타킹(SBS)’과 ‘우리동네 예체능(KBS2)’만이 강호동의 체면을 살리고 있는 상황. ‘강호동 위기론’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 방송사의 예능국 관계자는 “예능 트렌드가 바뀌며 강호동은 복귀 이후 자리를 잡지 못한 모습이다. 하지만 강호동은 그동안 다방면의 프로그램을 섭렵해온 숙련된 방송인이다”며 “장점을 살린 다양한 도전을 통해 지금의 위기론을 벗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