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의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 연휴가 19일부터 시작됐지만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반부패 드라이브에다 근검절약령까지 내려지면서 ‘월병 경제’가 찬바람을 맞고있다.
중국에선 추석 때 월병을 주고받는다. 월병은 밀가루로 만든 빵에 팥을 비롯한 각종 소를 넣어 둥근 달 모양으로 구워낸 것으로 한국의 송편처럼 추석을 상징하는 음식이다.
예전에는 수천만원 짜리도 월병도 뇌물용으로 불티나게 팔렸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베이징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베이징 시내 각 처의 월병 매장에는 1000위안(약 18만원) 이상 나가는 고가 월병이 거의 없다.
가장 싼 것은 1개 5위안(약 90원) 짜리이고 가장 비싼 것은 500위안(약 9만원) 정도다. 이 신문은 100위안(약 1만8000원) 정도가 월병의 평균가격이라고 전했다.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대부분이 중저가 월병들로 지난해 888위안, 1888위안 등 중국인이 좋아하는 ‘8’자를 가격에 집어넣어 고가에 월병을 판매했던 판촉행사는 올해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베이징 시내 월마트의 한 월병 담당자는 “전체적으로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졌음에도 판매는 오히려 약 30%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시진핑 지도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반부패 바람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달 말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가 올해 추석과 국경절 때 공금으로 월병을 매입해 선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단속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기율위는 또 추석 등의 명절 때 공금으로 고급식당에서 회식을 하는 일도 금지해 간소하고 정갈한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미 기율위는 신고 전용 핫라인과 웹사이트까지 마련한 상태다. 난징(南京)시의 경우 공금으로 선물을 보낼 경우 관계자를 아예 면직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다고 호화월병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월병 박스를 금과 은으로 만든 16만위안(약 2880만원)짜리 초호화 월병이 시중에 판매중이라고 신징바오는 전했다.
또 월병 박스 안에 현금뭉치나 기프트카드를 넣거나 월병을 본뜬 귀금속을 몰래 건네주는 사람들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