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투자처는

2014년 세계경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적 축소) 실시다. 새해 미국 정부가 인위적 경기부양을 위해 풀던 돈을 줄여나갈 것으로 예고하면서, 이에 따른 세계시장 변화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만큼 경기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실제 미국경제는 지갑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소비지출이 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며 전달보다 0.5%포인트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0.6%)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소비재 구매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파생상품이나 미국시장의 소비재에 투자하는 펀드 등을 투자 유망상품으로 꼽곤 한다.

다만, 세계경제를 이끄는 또 다른 축인 중국경제에 대해선 유보적 반응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대규모 경제개혁안을 발표했다. 시진핑 정부가 ‘신성장동력 구축’과 ‘부실 청산’이라는 두 개의 축을 통해 국가 주도의 경제체제를 탈 규제화를 통한 민간 중심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부실 청산 과정에서 경제성장률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등락이 심한 신흥시장은 여전히 변수다. 특히 미국의 경기회복이 예고되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보다는 선진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통화가치 변동성이 큰 브라질은 올해 월드컵 개최가 있다. 그러나 브라질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정부가 경제개혁을 미루고 있어 당장 성장성에 대해선 확신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도도 선거를 앞두고 있고, 태국 등에선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면서 투자 안정성 면에서 글로벌 자금에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다.

엔화 약세로 한국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일본은 올해가 아베노믹스의 심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율이 현행 5%에서 8%로 오르면서 올해 상반기 일본 민간소비가 10% 정도 감소하고 전체 경제 규모가 약 4% 축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럽 상황도 마냥 낙관하긴 어렵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14년 GDP 성장률을 1.1%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2013년 말 기준 12.1%에 달하는 실업률도 올해 좀처럼 줄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유럽이 양적완화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은 양적완화보다는 기준금리나 장기대출금리 인하 정도가 현실적”이라면서 “독일같이 회복세에 들어선 유럽연합(EU) 회원국도 있지만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경제개혁이 아직 더뎌 EU 전체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성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