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中경제 키워드 ‘안정 속 개혁’ 성장방식 전환 · 구조조정 전면전 7.5% 성장 유지…위안화 강세 전망
‘强엔 强’ ‘협력엔 협력’ 외교기조 中 · 美, 亞太지역서 패권충돌 격화 對日관계 악화…한국과는 우호 지속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2014년 갑오년(甲午年) 중국은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올해는 ‘개혁’의 기치하에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과 구조조정의 가속화라는 ‘담대한’ 새 도전의 원년이다. 내부적으로는 30여년간의 시장화를 거치면서 발생한 극심한 후유증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외부적으론 지역의 신질서 수립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미국과의 패권충돌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다.
올해는 개혁을 놓고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거대한 소용돌이가 예고돼 있다. 천하를 한 손에 쥐고 있지만 신(新) 개혁ㆍ개방 시대를 열어야 하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안정 속의 개혁’ 통해 성장 유지=올해 중국 경제운용의 키워드는 ‘안정 속의 개혁’이다. 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안정적 경제정책을 추진해 합리적인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올해의 모든 정책은 질 위주의 성장방식 전환, 시장화, 내수 육성 등에 맞춰져 있다. 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투자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든다. 시진핑 정부의 핵심정책인 신형 도시화 전략도 현·시 등 지역 단위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이 잡혔다.
그래도 수출은 여전히 중국의 원동력이다. 미국과 유로존 등 주요 무역상대국의 경기가 살아나며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정책은 긴축에 무게를 두면서 중립적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기조는 기본적으로 긴축적이겠지만 경제정책 운용에 필요한 자금은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안화는 올해에도 강세를 띨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올해 7.0~7.5% 성장은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4%로 지난해보다 조금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성장률을 7.5%로 예측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3%, 골드만삭스는 7.7%, 크레딧스위스는 7.6%,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는 7.5%로 각각 내다봤다. 이와 함께 올해는 금융혁신을 위한 전방위적인 개혁조치가 추진될 전망이다. 금리 자유화, 위안화 국제화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왕궈강(王國剛) 소장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 중 기준금리인 예금ㆍ대출 금리가 모두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상하이자유무역지대 등 자유무역지대 설립 확대도 중국 기업에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난제들은 많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열린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발표된 대규모 경제개혁안을 놓고 시장이 아직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개혁이 자칫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발전개혁위 쉬사오스(徐紹史) 주임도 최근 전인대 상무위원 보고에서 “지방정부 부채, 정부의 맹목적인 산업 프로젝트 투자로 인한 설비과잉, 금융 분야 등에서의 리스크 증대, 노동비용의 증가, 기업의 환경비용 부담 등이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ㆍ미 관계는 안개, 중ㆍ일은 악화=지난해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ㆍ일 간 영유권 분쟁, 중국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을 보면 중국의 전면적인 외교기조 전환을 읽을 수 있다. ‘조용히 힘을 기르자’는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의 ‘도광양회(韜光養晦)’가 폐기되고 ‘거침없이 상대를 압박한다’는 ‘돌돌핍인’으로 외교기조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에도 중국은 자국의 주권과 핵심 이익에 양보가 없을 것이란 점을 명확히 드러내면서 ‘강경에는 강경’ ‘협력에는 협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새해 벽두부터 중국의 외교안보 정세는 심상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중ㆍ미 관계는 ‘신형 대국관계’의 심화와 패권경쟁의 격화가 동시에 전개되면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놓고 미국이 저강도 대응을 한 것이나, 북한 문제를 놓고 양국이 머리를 맞대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신형 대국관계를 계속 심화시키겠다는 ‘큰 그림’이다.
그렇지만 미국은 속으론 지금이 적극적인 아시아 개입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미국의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아시아에서 자국의 군사력을 확인시키면서 미·일 공동보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반중국 정서를 갖고 있는 아시아 국가를 규합하는 데도 힘을 쏟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ㆍ미 간 패권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중ㆍ일 관계는 올해에도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이뤄진 아베 신조 총리의 첫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인해 악화일로를 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은 중·일 관계가 이렇게 심각하게 악화된 원인을 아베 총리 취임 이후 일본 정부가 계속 중국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은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향해 폭주하고 있는 일본을 상대로 전방위적 압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중 관계는 긍정적이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일각에서는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밀월기를 구가했던 한·중 관계가 냉각되고 중국이 한국에 등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일고 있다. 하지만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미국과 주변국들의 반발에 중국이 취한 조치와 대응을 보면 오히려 한국과 일본을 분리 대응하고 한국을 설득하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는 적극 해명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보면 올해 한ㆍ중 관계는 긍정적인 측면이 높다는 관측이다.
장성택 실각 및 처형이 북ㆍ중 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장성택은 단순한 북한 내 권력 실세 차원을 넘어 북한의 대중(對中) 정책에도 깊게 관여해온 인물이다. 그만큼 대표적인 북한의 ‘중국통’인 장성택의 부재는 향후 북·중 관계에서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는 중국이 장성택 숙청 과정에서 별다른 기색 없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북ㆍ중 관계가 큰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내부의 체제결속을 위한 방편 등으로 4차 핵실험이나 단기적인 군사도발을 감행할 우려는 배제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 이전보다 강경해질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