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요즘 대장주 삼성전자 우선주가 고공행진 중입니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올해 초만해도 80만원선이었으나 16일 종가로 103만9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입니다.
반면 보통주는 연초 157만원이었으나 16일 종가로 140만원선에 머물러 있습니다. 보통주 대비 우선주 주가 비중이 연초 50%대에서 16일 현재 75%에 이릅니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인 괴리율이 많이 좁혀졌습니다. 올들어 삼성전자 보통주 대비 우선주의 평균 주가는 63%(평균 괴리율은 36%)였습니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요? 최근 미국계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이에 대한 색다른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메릴린치는 최근 삼성전자 우선주의 목표주가를 보통주와 같은 210만원으로 제시해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메릴린치의 분석은 이렇습니다. 우선 배당 메리트입니다. 메릴린치는 삼성전자의 배당 정책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2015~2016년 삼성전자가 보유한 순현금이 1000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우선주 배당이 3%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 등에 있어 유리하다는 점에서 배당확대의 분석은 일반적인 해석과 비슷합니다. 메릴린치는 삼성전자 우선주에 대해 앞으로 배당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미래에 방점을 더 찍은 것입니다.
이는 최근 기관들이 펀드 수익률 제고를 위해 보통주보다 우선주를 더 많이 사들이는 흐름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높은 주당 1만4000원(배당수익률 1.34%)을 배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삼성전자 우선주가 MSCI한국지수 내 비중이 3.3%로 삼성전자 25%, 현대차 6%, 포스코 3.4%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아 앞으로도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했습니다.
메릴린치의 다소 시니컬(?)한 분석은 바로 보통주의 ‘의결권 무용론’입니다.
메릴린치는 삼성전자 최대주주와 그 계열사의 지분 관계를 고려했을 때 소액주주가 보통주를 갖고 있어도 의결권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보통주의 메리트가 의결권인데 삼성전자 소액주주의 의결권은 큰 의미가 없다보니 차라리 배당을 많이 주는 우선주가 낫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를 낸 우동제 메릴린치 연구원은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를 비슷한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페트로브라스의 우선주 주가는 보통주 주가보다 5~20% 낮았지만 최근 들어 10% 미만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합니다. 보통주의 배당금은 적고 소액주주에게 의결권은 무시할 만큼 작으니 보통주가 더 비쌀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삼성전자처럼 덩치가 큰 회사는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가능성도 적어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나 우선주나 가치가 비슷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주가는 신(神)도 맞히기 어려운 것이라 예단하긴 어렵습니만 이런 추세라면 언젠가는 삼성전자 우선주가 보통주를 앞지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삼성전자 투자자들이 이제 ‘명분(의결권)보다 실리(배당)’를 더 중요시하는 때가 온 게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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