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연일 오름세…부사, 하루 만에 2배로

대형마트 사과·배 판매량 ↓…수입과일도 관심

설을 앞두고 과일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5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청과시장 상점에 사과가 진열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설을 앞두고 과일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5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청과시장 상점에 사과가 진열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마트의 과일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의 가락시장 품목별 가격정보를 살펴보면 이날 사과(특등급·부사) 10㎏의 평균가격은 12만5995원으로 전일(5만8000원)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4만1660원)과 비교하면 세 배를 웃돈다. 배(특 등급·신고) 15㎏ 가격 역시 9만1917원으로 전날(9만1712원)보다 올랐다. 감귤(특 등급)㎏ 가격은 4만3702원으로 전날 4만2196원보다 3.6% 올랐다. 배와 감귤 모두 전년 같은 기간(배 4만6380원, 감귤 2만1025원)보다 각각 두 배 이상 올랐다.

높은 몸값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대형마트의 주요 과일 판매량도 큰 폭으로 줄었다. A대형마트의 1월 1일~2월 4일 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가 줄었다. 사과는 13%, 감귤은 19% 판매가 줄었다. 다른 대형마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B대형마트의 지난 한 달간 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가 줄었다. 사과 판매 역시 10% 감소했다. 판매량은 줄었으나 가격 상승에 따라 사과, 배의 매출액은 모두 늘었다.

정부는 설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사과·배 4만4000t(톤)을 풀었다. 또 농협 과일선물세트 10만개를 시중 가격 대비 최대 20% 할인했다. 대형마트와 제수용 과일에 대한 ‘농할할인(농림수산식품부 할인)’ 행사도 마련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사과·배 등 제수 용품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내놨다.

국산 과일을 대체하는 수입과일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9일부터 오렌지, 자몽,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아보카도 등 6종의 수입 과일에 대해 할당 관세를 적용했다. 이번 조처로 수입 오렌지 관세율은 50%에서 10%로, 나머지 5종은 0%로 각각 낮아졌다.

한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6∼7인 가족 기준 대형마트의 차례상 준비 비용은 25만6200원으로 집계됐다. 전통시장은 평균 22만5604원이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대형마트가 3.7%, 전통시장이 3.3% 내렸다. 대형마트의 차례상 비용 감소는 정부의 농수축산물 지원으로 할인 비율이 확대된 결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