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상용근로자 자발적 퇴사 증가세

이탈 막으려 연봉 올리지만…업황 악화에 속앓이

막내사원 연봉이 부장보다 더 올랐다니…불황에도 건설사가 통크게 쏜 이유 [부동산360]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건설업계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며 각사의 연봉 인상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올해 일부 건설사는 업황 악화에도 사원 등 연차 낮은 직원들의 연봉을 대폭 높이며 사기 진작에 나섰는데, 경기 부진이 지속되며 내년도 인상률을 놓고 각사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9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건설업 상용근로자(고용계약기간 1년 이상) 중 자발직 이직자는 약 1만3000명으로 1년 전 대비 7.7% 증가했다. 반면 상용근로자 채용은 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임시 일용 근로자 채용은 29만3000명으로 17.8% 늘었다.

직원들의 자발적 퇴사는 건설업계의 경기 부진 및 타업종 대비 연봉 수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선택지 다양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사 현장직원은 “이직하는 이유는 크게 연봉, 워라밸 때문 아니겠느냐. 이제는 같은 시공사로만 넘어가는 게 아니라 시행사, 자산관리 금융사 등에서도 기술 인력 수요가 있다 보니 다양하게 넘어간다”고 말했다.

주요 건설사들의 정규직 인력은 현상 유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속하는 건설사 중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직원 현황을 기재한 6개 회사의 직원은 총 3만2022명(3분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3.6% 늘었다. 불황에도 인력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이는 비정규직 직원 증가세에 기인한 것이다. 해당 기간 기간제 근로자는 총 1만62명으로, 전년(9138명) 대비 9.2% 늘었다. 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직원은 2만1960명으로 1년 전(2만1741명) 대비 약 1% 증가에 그쳤다.

일부 건설사들은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올해 평년 대비 두드러지는 연봉 상승률로 직원 독려에 나서왔다. DL건설은 올해 사원 연봉을 최고 14% 올렸다. 이는 전체 직위 중 가장 높은 인상 폭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 초봉은 본사 기준 5300만원, 현장직은 5900만원 이상으로 맞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노사 합의를 통해 올해 2022년 평가 기준으로 1.5~3%의 임금 인상을 적용했고, 직급별로는 500만~1000만원(본사 정규직 연봉 기준)의 임금 인상이 있었다. 직원 평균 연봉 약 10%가 오른 것으로 추산되며,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임금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 차등 확대 및 젊은 인재 발탁 등 인재 양성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업종 대비 기본 연봉이 낮아 인력 이탈이 심하고, 연차 낮은 직원의 이직·전직이 극심한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직을 필두로 허리 이하 직원들의 이탈은 일상다반사가 되고 있다”며 “이에 울며 겨자먹기로 연봉 인상에 나서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재를 붙잡는 데는 연봉 인상이 가장 확실하지만, 건설업황이 나아지지 않아 각사의 속사정은 복잡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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