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인멸 염려” 4일 밤 구속영장 발부
돈봉투 수수 의원 최종 확인·특정에 초점 전망
송영길 전 대표 관여 여부 확인에도 집중할 듯
함께 재청구된 이성만 구속영장은 기각돼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윤관석 무소속 의원의 신병을 확보했다. 윤 의원이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 당선을 위한 돈봉투 살포 과정의 핵심 피의자로 의심받고 있다는 점에서, 금품을 수수한 현역 의원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밤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 현역 의원이 구속된 건 처음이다. 윤 의원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결국 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
윤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염려”를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 밝혔지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건 법원이 현재까지 수사 내용과 자료로 볼 때 구속 수사가 필요한 정도의 혐의 소명을 인정했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형사소송법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있는 경우를 구속의 요건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2021년 4월말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국회의원을 상대로 금품을 제공하겠으니 나에게 돈을 달라’는 취지로 말해 선거운동관계자 등에게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요구하고, 경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2회에 걸쳐 국회의원 제공용 현금 6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그 무렵 국회의원들에게 각 지역 대의원들을 상대로 투표할 후보자를 제시하는 내용의 소위 ‘오더’를 내리거나 지지를 유지해달라는 명목으로 300만원씩 들어있는 봉투 20개를 제공한 혐의도 있다.
때문에 윤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향후 구속 수사 기간 동안 돈봉투 수수 의원들을 최종 확인하고 특정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윤 의원이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를 직접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역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강수’를 두면서 신병 확보에 나선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속적부심 등 변수가 없으면 한 차례 연장을 포함해 윤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 단계 최장 구속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또 이번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 의심받는 송영길 전 대표의 관여 여부를 확인하는 데도 집중할 전망이다. 검찰은 첫 구속영장 청구서부터 윤 의원이 “‘송영길계 좌장’으로 선거운동 전반을 기획·총괄했다”고 적었는데, 구속된 윤 의원을 상대로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송 전 대표로부터 돈봉투 살포와 관련해 어떤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의원과 함께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해선 법원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같은 법원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밤 “피의자에 대해 본건 청구서 기재와 같은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유 부장판사는 이 사건 혐의에 관한 자료들이 상당 부분 확보돼 있는 현재까지의 수사내용 및 피의자의 관여 경위와 관여 정도, 피의자의 지위, 이 법원의 심문 결과 등을 고려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됐지만 검찰의 향후 수사 계획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원이 기각 사유로 혐의 소명 부족을 언급한 게 아니라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는 점을 밝힌 데다, 수사 자료들이 상당 부분 확보돼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2021년 3월 중순께 경선캠프 관계자에게 100만원을 제공하고, 같은 해 3월말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지역본부장 제공용 현금 1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4월말께 윤 의원으로부터 ‘오더’ 명목으로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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