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준칙, 논의 장기화 전망…이재명 ‘35조 추경’ 요구 영향
국가유공자법도 새로운 암초…“민주, 총선 전 자기편 챙기기”
[헤럴드경제=신현주·양근혁 기자] 국회가 11개월 만에 일주일 ‘휴업’에 들어갔지만, 쟁점법안을 둘러싼 파열음은 여전하다. 다수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유공자법을 단독 의결하고 재정준칙 처리를 미루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법안을 ‘총선용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공방까지 더해지면서, 7월 임시국회도 협치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헤럴드경제에 “이미 상당기간동안 재정준칙에 대한 여러 이견에 합의해왔고 전부 반영해서 대안까지 마련해 의결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갑자기 지출준칙 등 다른 안을 내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재정준칙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날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재정준칙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이날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정준칙이 논의되지 않은 채 법안소위가 종료되면서 법안 처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초 기재위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1순위 안건으로 선정하는 등 전향적 태도를 보였으나 민주당 지도부가 민생 회복을 이유로 3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요구하면서 ‘제자리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민주당 소속 기재위 간사인 유동수 의원은 지난달 27일 법안소위에서 “(재정준칙)에 지출준칙을 같이 믹스해 볼 생각은 안 했나 싶다”며 ‘지출준칙’까지 함께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유 의원은 5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출준칙은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추경과 기재위에서 논의하는 재정준칙 간 타협의 산물은 아니다”며 “기재위에선 추경과 재정준칙을 연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제통화기금에(IMF)에 따르면 재정준칙의 유형에는 크게 수지. 지출, 채무가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은 수지방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게 골자다. 만약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으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2% 이내로 축소해야 한다. 야당이 주장하는 지출준칙은 정부 수입을 고려하지 않고 정부 지출만을 관리해 ‘경기대응’이라는 장점이 있다. 정부 수입이 많은 경기 호황에선 상대적으로 지출이 적고, 불황일 때는 상대적으로 지출이 많다는 의미다.
정부여당은 ‘재정준칙’ 처리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기재위 관계자는 “조문이 몇 개 없는 재정준칙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데 지출준칙까지 새로 마련하자는 것은 사실상 법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유공자법’이 여야 협치의 새로운 암초로 떠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전날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과 윤종진 국가보훈부 차관 등이 퇴장하고 민주당 소속 위원들만 남은 가운데 민주유공자법을 의결했다. 법안은 이미 관련 법령이 있는 4·19, 5·18 이외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사망·부상·유죄 판결 등 피해를 입은 이들을 예우하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향후 표결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단독 의결을 “총선 전략용”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민주당 정무위 위원들은 전체회의에서도 (국가유공자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것”이라며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법안은 60일 뒤 소관 상임위로 회부되는데, 그 때 민주당은 ‘다수당’이라는 점을 이용해 본회의에 법안을 직회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총선 전에 자기들 편을 챙겨주려는 전략”이라며 “그렇게 법안을 통과시키고 싶었으면 문재인 정부 때 해야지 이제 와서 왜 그러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newk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