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조 연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일은 서로가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평화와 번영을 확고히 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엄중한 세계 정세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안정된 한일 관계 구축이 반드시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한일경제인회의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대면 회의로 이뤄졌다.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단장으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164명이 참가했다. 일본 측에서는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을 단장으로 75명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북한의 도발 등으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높아진 현실을 언급하며 “한·일 양국은 아시아에서 2개국밖에 없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은) 양자 차원을 넘어 동북아, 동아시아 등 세계의 다양한 차원에서 한·미·일 3개국 협력을 통해 복합 위기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전략적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한·일 관계 정상화가 경제적 측면에서도 양국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는 급속한 기술 진보로 다양한 신산업들이 태동하고 있다. 세계 경제도 급속하게 변해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갈 것”이라며 “한·일 양국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양국은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특히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양국 간에 실천적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상호 배타적인 글로벌 공급망이 구축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이런 조류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한일) 양국이 상호 보완적으로 적절하게 대응해 나간다면 양국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 부문은 한국이, 소재·부품·장비 부문은 일본이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며 “양국 기업들이 반도체를 비롯해 로봇, 바이오 같은 첨단 분야에서 투자 및 기술 협력을 더욱 확대하면 양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은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대(對) 중국 전략 관련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하에 통일을 지향하면서, 중국의 대만공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이에 “엄중한 세계 정세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안정된 한일 관계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등 첨단분야에서 투자·기술협력을 확대해간다면 세계시장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미래 세대 간의 교류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국내에서 열풍을 일으킨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일본에서 주목받는 K팝을 거론하면서 “양국의 청년 세대들이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한·일 양국을 오가며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와 민간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김윤 한일경제인협회 회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와 만나 “역지사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이) 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해야 공통점도 찾을 수 있고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다”며 “서로 논의해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